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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들은 아들 목소리에… 하염없이 눈물만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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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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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故 박인철 소령 AI 복원

화면 속 아들 20대 모습 그대로
“엄마 슬퍼마” “아들 보고 싶어”
공군 조종사 남편도 31세 순직

30여년 전 비행 도중 순직한 아버지처럼 2007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박인철(공사 52기) 소령. 박 소령의 어머니 이준신씨는 16년 만에 가슴에 묻어둔 아들과 재회했다. 나란히 하늘로 떠난 부자가 남은 가족을 위로하는 모습에 어머니는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5일 ‘그날 군대 이야기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편을 공개했다. 박 소령의 모습을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해냈다. 박 소령이 생전 남긴 음성과 사진, 동영상이 가상인간의 토대가 됐다. 이씨는 몇 년 전 한 방송사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을 가상현실(VR)로 부활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마, 인철이에요”라는 음성과 함께 박 소령을 본뜬 가상인간이 모니터에 등장했다. 화면 속 박 소령은 얼굴과 표정, 입 모양까지 믿기 어려울 만큼 생전 그대로였다.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이씨와 달리 아들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오랜만에 엄마 얼굴 보니 너무 좋아요”라는 박 소령을 지켜보던 이씨는 “인철아, 보고 싶었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박 소령의 아버지는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추락 사고로 31세 나이에 순직한 고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이다. 박 소령이 아버지처럼 공사에 진학해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가족은 반대했다. 한때 일반 대학 진학도 고려했던 박 소령은 재수 끝에 결국 1999년 공사에 들어가 조종사의 길을 걸었다. 지인들에게는 “처음 조종간을 잡았을 때 나는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버지만은 아실 것”이라고 했다.

 

대위이던 2007년 7월 자랑스러웠던 아버지 뒤를 이어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불과 50여일 만에 그는 서해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27세였다. 소령으로 진급이 추서된 고인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아버지와 나란히 안장됐다. 충북 청주 공사 교정에는 박 소령 부자가 전투기와 한 몸이 된 모습을 표현된 ‘기인동체’(機人同體)란 이름의 흉상이 세워졌다.

 

남편에 이어 아들마저 잃은 이씨는 “살면서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그때 너가 끝까지 비행하지 못하게 한 것, 적당히 너한테 져서 그 길을 가게 한 것”이라고 화면 속 아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박 소령은 “엄마, 저 조종사 되는 거 많이 말리셨는데, 이렇게 돼서 항상 죄송해요”라며 “저는 원하던 일을 하다 왔으니까 여한이 없어요. 이제 엄마가 저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위로했다. 옆에는 박 소령의 공사 동기인 이두원·김상훈 중령도 함께 있었다. 박 소령이 떠난 후 아들처럼 이씨 곁을 지킨 이들이다.

 

국방부가 AI를 활용해 순직 장병 모습을 복원한 건 처음이다. 국방부는 “호국 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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