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 2위 군사력 상대로 무장반란 ‘바그너 그룹’은 어떤 곳?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6-24 20:24:25 수정 : 2023-06-24 21:01:4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전투원 5만명 보유 민간 용병 기업”
크림반도 병합·우크라 전쟁 투입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를 상대로 무장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중 등을 돌리고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칼’을 꽂으려고 하는 바그너 그룹은 어떤 곳인가.

 

24일(현지시간) 여러 외신을 종합하면 바그너 그룹은 약 5만명의 전투원을 보유한 민간 용병 기업이다. 바그너 그룹의 공식 명칭은 ‘PMC(민간군사기업) 바그너’다. 이 기업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바그너그룹 용병과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그 이전에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비밀 조직으로 활동했다. 당시엔 특수 부대 출신 전투원 5000명가량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리비아·말리·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지에서 다이아몬드·금 광산 사업에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친러시아 분쟁 등에 투입돼 전투 작전을 벌이며 러시아 정부를 돕기도 했다. 2015년엔 시리아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 반군과 싸웠다.

 

그러던 중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바그너 그룹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월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5만명의 전투원을 지휘하고 있고 전쟁에서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2021년 전쟁 발발 직전에는 ‘가짜 깃발’ 작전을 벌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허위사실을 꾸며 상대를 공격할 구실을 만드는 계략이다.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최전선에 나가 싸웠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격전을 벌인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동부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에 러시아 깃발을 꽂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의 무기 지원이 부족하다며 수차례 불만을 내비쳤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겨냥해 날 선 비난을 쏟아붓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고 모병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죄수들을 대거 전투원으로 받아들였다. 미국도 바그너 그룹이 보유한 5만명의 전투원 중 4만명이 교도소 수감자였던 것으로 추산한다.

 

바그너 그룹의 현재 전력은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는다. 다만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닌 프리고진(61)은 지난 23일 “2만5000명의 전투원이 이 혼란을 끝내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뉴시스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가진 프리고진은 부유한 사업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즐겨 찾는 식당을 운영했는데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으면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바그너 그룹의 본사는 민간 용병 기업을 설립하는 게 불법인 러시아의 주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새뮤얼 라마니 연구원은 BBC에 “바그너는 러시아 내에서 공개적으로 전투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지 언론에서 주로 애국단체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썬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각국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반란을 묵인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이번 반란이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ISW는 프리고진이 이번 반란을 “실존적인 생존 노력으로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 고위 장교들과 군인들의 충성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프리고진이 지지해온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이 이번 반란을 공개 비난한 것을 보면 충분한 군사적 지원을 얻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ISW는 “바그너가 국방부를 확실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푸틴이 국방부를 전복시키려는 프리고진의 성공적인 노력을 묵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정치분석가인 타티야나 스타노바야 미국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 반란이 곧 바그너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프리고진의 끝이자 바그너의 끝”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