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과 관련,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을 마친뒤 사우디 이적설 보도 관련된 질문에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적 의사가 전혀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기)성용이 형이 얘기한 적이 있지 않으냐”며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 리그에 가지 않는다’는 ‘선배 주장’ 기성용(서울)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어 “제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제게는 축구, 축구의 자부심,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해야 할 숙제가 많기에 토트넘에서 잘하겠다. 돌아가서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손흥민이 4년간 매 시즌 3000만유로(약 421억원)씩 받는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우디 클럽은 알이티하드이며, 클럽 측이 손흥민 영입을 위해 거액의 보너스를 준비했다는 전언도 더해졌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 리그는 최근 세계 축구판에서 가장 크게 꿈틀거리는곳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미 사우디 리그로 건너가 뛰고 있고, 이들 외에 여러 스타 선수가 영입 물망에오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손흥민의 이름까지 나왔다.
손흥민은 이번 6월 A매치 2연전의 첫 경기였던 16일 페루와의 경기 땐 벤치를 지켰다가 이날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스포츠 탈장 증세에 시달리다 소속팀의 시즌 최종전 뒤 수술을 받은 여파 때문이다. 손흥민은 수술 부위 상태를 묻자 “비밀입니다”라며 웃은 뒤 “통증이 있다기보다는, 겁이 많이 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래 아팠다. 8개월을 참고 뛰었다”며 “이렇게 할 때 너무 아팠으니까, 이렇게 하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아직 좀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제 저는 몇 주 동안 자유의 몸이다. 잘 쉬면서 회복하면 다음 시즌엔 분명히 100%의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11월엔 안와골절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그 직후 마스크를 끼고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등 유독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손흥민은 “프로 선수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 사람으로서, 선수로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발전할 수 있겠다는 걸 몸소 느끼게 해준 시즌이라 어찌 보면 기분이 좋다”며 “다음 시즌엔 올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이어 “지난해 한국에 와서 팬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고 돌아갔기에 이번엔 한국에 못 와서 조금 아쉽다”면서도 “아시아 투어는 제게 무척 특별하다. 이동이 많겠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몸을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체제에서 4경기 동안 대표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기다림’을 당부했다. 그는 “이번 소집에서도 100%의 전력은 아니었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많이 알려주시려 했는데, 파울루 벤투 전 감독님과 함께하며 입었던 옷을 한 번에 벗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며 “감독님도 그 부분을 잘 알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또 "팬들이 보시기엔 ‘이 경기는 왜 못 이기지, 분명히 이겨야 하는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을 두고 잘 만들어 나간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거다.다음 소집부터는 더 발전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흥민은 대표팀 동료들에게는 “소속팀에서 각자 맡은 것들에 집중하며, 특히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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