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의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2016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준수한 수비 능력을 앞세워 2016~2018년 시애틀, 2019년 탬파베이, 2020년 피츠버그와 뉴욕 메츠, 2021~2022년 애틀랜타까지 저니맨 생활을 했지만, 타격이 문제였다. 빅리그 7년 통산 0.231 27홈런 114타점으로 주전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2023년 SSG에 입단하며 KBO리그에 발을 들여놓자 빅리그에서는 아쉬웠던 타격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0.335(215타수 72안타)로 타격 선두에 올라있다. 2위인 KIA 최형우(0.316)과도 차이가 넉넉해 당분간 수위타자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런 개수는 6개로 다소 아쉽지만, 41타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을 만큼 찬스에도 강하다.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T의 맞대결에 앞서 만난 SSG 김원형 감독도 에레디아의 타격 능력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에레디아의 타격 비결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스윙 매커니즘이 좋은 선수다. 스윙을 할 때 공에 맞는 면이 넓기 때문에 늦게 맞더라도 힘으로 밀어쳐 우익수 방면의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라면서 “당겨치고, 밀어치고 하다보니 상대 수비 입장에선 에레디아 타석 때 시프트를 걸기도 애매하다. 그렇다 보니 타율이 잘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SSG는 전신인 SK 때부터 외국인 타자로 일발장타를 갖춘 외국인 타자를 선호해왔다. SSG랜더스필드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삼성 라이온즈파크와 더불어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이다. 그렇기에 타율은 낮아도 일발장타로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해왔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SSG 소속으로 뛰면서 5년간 155홈런을 몰아친 로맥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만 김 감독은 스카우트 파트에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다른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주문했다. 김 감독은 “거포가 아니어도 좋으니 타율이 높고, 수비와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를 주문했는데, 에레디아가 딱 여기에 해당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에니 로메로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에 대해서도 흡족해했다. 지난달 24일 LG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엘리아스는 이후 5월 31일 삼성전, 6일 KIA전, 13일 KT전까지 세 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해주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4경기 동안 26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42로 맹활약하며 SSG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진/볼넷 비율도 3.00(21탈삼진, 7볼넷)으로 좋아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한 투수다. 김 감독은 “지금은 이렇게 던져도 중간 중간 한 번씩은 페이스가 떨어지는 타이밍이 올 것”이라면서 “NC 페디는 계속 잘 하던데...”라고 말해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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