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선미는 조선의 매화도와 화조도를 재해석한다. 더불어 공생하는 현재의 꽃들을 관찰하고 연구한다. 아름다움을 담은 꽃에서 나아가 꽃의 본성과 의미를 드러낸다.

선미의 꽃은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견뎌낸 식물만이 피워낼 수 있는 것으로, 새로운 시간을 개화하려는 꽃이다. 화려한 모습과 향기로움을 뽐내는 듯 보이지만, 열매를 생산하기 위해 날마다 소리 없는 투쟁을 벌이며 살아가는 ‘생명체’인 것이다. 따라서 그 꽃은 열매를 맺고, 다시 탄생할 수 있는 씨앗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처럼 꽃에서 열매와 씨앗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가 말하려는 꽃은 드라마틱한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열매를 품고, 거친 시간을 견뎌 낸 진정한 승자의 자태를 지니고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47길 56 린파인아트갤러리에서 ‘시간의 개화(開化)’란 제목으로 29일까지 전시한다. 일, 월요일 휴관.
김신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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