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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지 않고 떠나는 이탈리아 와인여행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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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6 13:01:02 수정 : 2023-06-06 13:11:50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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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다양한 산지 와이너리 33곳 생산자 한국 찾아/이탈리아 최대 와인 유통그룹 에티카 와인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페스타 비노 개최/‘와인의 왕’ 바롤로·스파클링 프로세코·‘로미오와 줄리엣의 와인’ 아마로네와 소아베 등 이탈리아 다양한 와인 소개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와인 생산자들.

이탈리아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성입니다. 이탈리아는 거의 전 국토에서 와인이 생산되기 때문이죠. 품종은 무려 1000여종이 넘고 생산지 규정인 DOC와 DOCG로 인정받은 품종만 500여종에 달합니다. 이탈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 기준 전세계 1위를 달립니다. 북부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네비올로 품종으로 빚는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인근 발폴리첼라에서 생산되는 아마로네와 소아베에서 가르가네로 빚는 향긋한 화이트 와인, 베네치아 인근 발도비아데네와 코넬리아노로 상징되는 스파클링 프로세코와 샴페인을 능가하는 전통방식 스파클링 프란치아꼬르따,  산지오베제로 빚는 이탈리아 와인의 심장 키안티 클라시코, 에트나 화산이 지금도 불을 내뿜는 시칠리아의 토착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 네로 다볼라까지. 평생을 마셔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픔종과 스타일이 다양해 이탈리아 와인은 나에게 잘 맞는 와인을 찾아 멀고도 긴 와인 여행을 떠나는 재미가 매우 크답니다. 이런 이탈리아의 대표 와인들을 한자리에서 맛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행기 타지 않고 편하게 이탈리아로 와인 여행을 떠나 볼까요.   

페스타 비노 현장.
류주희 에티카 와인스 한국지사장(왼쪽).

◆에티카 와인스 아시아 첫 페스타 비노  

 

에티카 와인스(Ethica Wines)는 북아메리카와 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펼치는 이탈리아 최대 와인유통 기업입니다. 유통 와인의 90%가 이탈리아 톱 생산자로 현재 56개 브랜드를 전세계에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캐나다를 포함한 북아메리카의 파인 이탈리아 와인 시장에선 부동의 1위를 달리고 특히 미국내에서는 볼륨 1위, 밸류 2위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에 수입되는 와인중에선 프란치아코르타 벨라비스타(Bellavista)를 비롯, 시칠리아와인 쿠수마노(Cusumano),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리카솔리(Ricasoli), 프로세코 와인 니노 프랑코(Nino Franco)와 안티카 퀘르치아(Antica Quercia), 소아베 와인 안셀미(Anselmi) 등이 에티카 와인스를 통해 한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페스타 비노 현장.
페스타 비노 현장.

에티카 와인스는 지난 5월 16일 서울에서  이탈리아 다양한 산지의 와인을 선보이는 포트폴리오 테이스팅 ‘페스타 비노(Festa Vino)’를 선보였습니다. 이 행사는 에티카 와인스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대규모 시음행사입니다. 최근 급성장하는 한국 와인시장의 위상을 엿볼 수 있네요.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에티카 와인스는 유명와인매체 와인 엔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가 ‘올해의 와인수입사’ 수상 후보로 지명할 만큼 저력 있는 이탈리아 와인 전문 수입사로 프리미엄 이탈리아 와인 브랜드와 독점 유통 계약을 통해 수출, 마케팅, 물류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지난해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류주희 지사장을 선임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유통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와인 축제’라는 뜻처럼 페스타 비노에는 무려 이탈리아 전역의 와이너리 33곳의 오너, 와인메이커 등이 한국을 찾아 120여종의 와인을 선보였습니다. 

리사 안셀미.
소아베 안셀미 와인.

◆올드 빈티지 와인 어디까지 마셔봤니

 

베로나의 소아베는 가르가네가 품종으로 빚는 화이트 와인이 유명합니다. 소아베 터줏대감 안셀미(Anselmi) 오너일가인 리사 안셀미(Lisa Anselmi)rk 직접 방한해 ‘수퍼 소아베’로 불리는 대표 와인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20분마다 다양한 스페셜 테이스팅이 진행됐는데 안셀미는 카피텔 포스카리노(Capitel Foscarino) 1983년을 선보여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화이트 와인임에도 무려 40년 세월을 버틴 뛰어난 산도와 ‘꿀맛’ 같은 숙성향에 찬사가 쏟아집니다. 소아베 지역에서 가르가네가를 주품종으로 트레비아노 등을 섞어서 만드는 소아베 와인은 신선한 산도와 풍성한 미네랄, 국화꽃차, 카모마일 같은 허브향이 돋보여 햇살이 좋은날 테라스에서 앉아 마시기 좋은 화이트 와인이랍니다.

소피아 니콜리스.
니콜리스 아마로네 암브로장 2000 더블매그넘.

아마로네의 대표 생산자 니콜리스(Nicolis)도 오너일가인 소피아 니콜리스(Sofia Nicolis)가 시그니처 와인 아마로네 암브로장(Ambrosan) 2000년 빈티지를 3리터짜리 더블 매그넘으로 들고 왔습니다. 무려 23년의 세월동안 아주 맛있게 익은 아마로네는 잊지 못할 황홀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크체리향의 검은 과일로 시작해 강렬한 커피향과 초콜릿 향으로 이어지는 와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름답고도 비극적인 사랑만큼 달콤하면서도 아찔하네요. 베로나 발폴리첼라에서 생산되는 아마로네는 코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등의 품종을 실내에서 건조하는 파시토 방식으로 만드는 레드 와인으로 건포도, 말린 무화과의 아로마가 매력적입니다. 드라이한 와인이면서도 달콤한 풍미 덕분에 사랑을 고백하는 자리에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페스타 비노 스페셜 테이스팅 와인들.
루가나 카 데이 프라티(Ca'dei Frati)를 소개하는 마리아 끼아라 달 체로.

베로나 북쪽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 가르다 인근 루가나(Lugana) 지역의 와인도 선보였습니다. 최근 한국에 출시된 카 데이 프라티(Ca'dei Frati) 오너일가 마리아 끼아라 달 체로(Maria Chiara Dal Cero)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루가나 와인은 트레비아노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  현지에선 ‘트루비아나(Trubiana)’로 부를 정도로 차별화 된 루가나만의 트레비아노 와인을 생산합니다. 빙하가 퇴적된 토양 덕분에 미네랄 넘치는 와인입니다.    

보르고뇨(Borgogno) 바롤로.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Cordero di Montezemolo) 오너 알베르토.
미라피오레 바롤로를 소개하는 비노폴리오 전동혁 이사.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 Vs 이탈리아의 ‘심장’ 키안티 클라시코

 

보르고뇨(Borgogno)는 스페셜 테이스팅때 바롤로 리제르바(Barolo Riserva) 1982년 빈티지를 내놓았습니다. 네비올로 품종으로 빚는 바롤로는 최소한 10년은 묵혀야 맛과 향이 비로소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40년이 넘었으니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씨간장 처럼 깊고 그윽한 향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심연속으로 이끕니다. 리스테(Liste) 2016, 카누비(Canubi) 2017, 포사티(Fossati) 2017년  등 뛰어난 싱글빈야드 바롤로 삼총사까지 더해지니 로또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또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Cordero di Montezemolo) 오너 알베르토(Alberto)도 직접 대표 와인을 소개했고 2021년 ‘와인 엔수지애스트’가 최고의 유럽 와이너리로 선정한 빌라 스파리나(Villa Sparina)도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리카솔리 수출 디렉터 필리포 반니(Filipo Vanni).
리카솔리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

이탈리아 와인의 심장으로 불리는 키안티 클라시코에선 상징적인 생산자 리카솔리(Ricasoli)가 참여했습니다. 와인은 리카솔리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Castello di Brolio). 리카솔리는 ‘키안티 클라시코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산도가 높고 가볍기만 하던 키안티 클라시코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린 최초의 레시피를 완성한 이가 1800년대  리카솔리 오너이던 베티노 리카솔리(Bettino Ricasoli·1809∼1880)랍니다. 그는 수년간 연구에 매달린 끝에 1874년 산지오베제 70%에 이탈리아 토착 품종인 콜로리노(Colorino)와 카나이올로(Canaiolo)를 15%씩 블렌딩하면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냅니다. 

쿠수마노 와이너리의 마이라 비나.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 지역에서 와인을 빚는 쿠수마노(Cusumano)는 토착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로 빚는 알타 모라 에트나 로쏘(Alta Mora Etna Rosso)를 선보였고 스페셜 테이스팅에는 역시 토착품종 네로 다볼라로 빚는 사가나(Sagana) 2011을 더블매그넘으로 소개해 미네랄 가득한 레드 와인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만듭니다. 

라 지오이오사 프로세코.
니노 프랑코.
콘타디 카스탈디 프란치아 코르타.

◆다양한 이탈리아 스파클링

 

다양한 이탈리아 스파클링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프란치아코르타의 선구자로 꼽히는 벨라비스타(Bellavista)는 물론, 젊고 세련된 감각의 프란치아코르타 브랜드 콘타디 카스탈디(Contadi Castaldi), 프로세코를 상징하는 발도비아데네의 장인 니노 프랑코(Nino Franco), 대표적인 친환경 프로세코 생산자 라 지오이오사(La Gioiosa) 등 이탈리아 스파클링 탑 생산자들의 와인들이 입을 호강하게 만듭니다.

안티카 퀘르치아 오너 클라우디오 프랑카빌라.
안티카 퀘르치아 프로세코 수 알토.

특히 자연효모만 고집하고 필터링 없이 만드는 내추럴 스타일 프로세코를 선보인 안티카 퀘르치아(Antica Quercia)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클라우디오 프랑카빌라(Claudio Francavilla)가 열정적으로 자신의 와인을 소개합니다. 이탈리아 와인들 속에 뜻밖의 슬로베니아 스파클링도 숨어 있네요. 에노테카코리아가 수입하는 모비아(Movia)로  와인메이커 란 크리스치치(Lan Kristancic)가 한국을 찾아 내추럴 와인 강국 슬로베니아답게  내추럴 스파클링 푸로(Puro) 등을 선보였습니다.

슬로베니아 모비아(Movia)  와인메이커 란 크리스치치(오른쪽).
모비아 스파클링 푸로.
류주희 에티카 와인스 한국지사장.

류주희 에티카 와인스 한국지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이탈리아 와인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다고 강조하네요. “페스타 비노를 비롯해 에티카 와인스 이탈리아 와인 아카데미,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리아 와인을 소개할 기회를 만들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알자스와 이탈리아, 호주, 체코, 스위스,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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