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귀의 가난 [詩의 뜨락]

관련이슈 詩의 뜨락

입력 : 2023-05-26 21:00:00 수정 : 2023-05-26 20:18:5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손택수

소리 쪽으로 기우는 일이 잦다
감각이 흐릿해지니 마음이 골똘해져서

나이가 들면서 왜 목청이 높아지는가 했더니
어머니 음식맛이 왜 짜지는가 했더니
뭔가 흐려지고 있는 거구나

애초엔 소리였겠으나 내게로 오는 사이
소리가 되지 못한 것들

되묻지 않으려고
상대방의 표정과 눈빛에 집중을 한다
너무 일찍 온 귀의 가난으로
내가 조금은 자상해졌다


-시집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문학동네) 수록

 

●손택수 시인 약력


△1970년 담양 출신.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등이 있음.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