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백종원의 예산시장과 전통주 마켓 백술상회 [명욱의 술 인문학]

입력 : 2023-05-20 19:00:00 수정 : 2023-05-31 12:56:3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난 15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하나 올라왔다. 올해 가장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충남 예산시장 내 전통주 마켓 ‘백술상회’ 소개였다.

예산시장은 백 대표가 오랫동안 기획한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중 하나가 진행 중인 곳이다. 단순히 화려하게 치장된 거대한 건축물이 아닌 오래된 전통시장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시장 내 장옥(광장)에서는 머릿고기 및 삼겹살 구이, 예산 특산품인 국수, 제주갈치구이까지 풍부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당연히 음식점의 위생 및 청결은 강화됐고, 늘 문제였던 전통시장의 화장실도 리모델링됐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 17화 예산시장 숨은 디테일들∼ 요건 절대 몰랐을 걸?!’편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가 예산시장 내 전통주 마켓 ‘백술상회’를 박유덕 백술상회 대표와 함께 돌아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오픈 초기에는 예산시장만 주목받아 오히려 주변이 소외감을 느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충남관광재단이 지난 2월의 관광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예산군의 외부 방문객이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천안, 아산, 당진, 보령 등 주변 지역까지 방문하는 사람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예산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왔지만, 주변 명소까지 탐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 소멸로 사라져 가는 지역 상권에 희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예산시장에 전통주 마켓인 백술상회도 생겼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유는 이미 골목양조장이라는 별도의 전통주 제조사가 있었기 때문. 까딱 잘못하면 경쟁이 돼서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 전통주가 지역을 대표한다는 것에 착안, 백 대표는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도시로 모든 헤게모니가 옮겨 가는 이 시대에 전통주를 통해 지역을 알리기로 시도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본다.

현재 백술상회 대표는 박유덕씨. SBS ‘골목시장’에서 한때 막걸리 제조 방식을 놓고 백 대표와 갈등하는 국면으로 갔지만, 어느덧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귀한 인연으로 발전했다. 고집 센 젊은 장인에서 이제는 함께 전통주 시장을 성장시키는 멋진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골목시장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백술상회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좋은 전통주가 포진하고 있다. 예산의 사과 증류주 추사, 제주도의 감귤 증류주 미상 및 신례명주, 문경의 문경바람, 영덕의 사과 증류주 일취월장주와 복숭아 증류주 도원결의, 논산의 우렁이쌀 청주, 파주의 감홍로, 여주 술아원의 복단지, 함양의 담솔, 원주의 모월, 순창의 지란지교 등 지역 유명 양조장에서 출시한 특별한 전통주다.

여기에 가장 신선한 상태로 구입이 가능한 골목양조장의 골목막걸리도 매우 매력적이다. 전통주의 스토리를 알리는 것은 물론 판매처가 적은 전통주 시장에 더욱 인프라를 넓히자는 것도 그의 취지일 것이다.

이제 예산시장에 갈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어릴 적 시장에서의 추억도 즐기고, 우리 동네를 알릴 수 있는 전통주 마켓까지 더해졌다는 것.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모든 전통시장에 전통주 마켓이 들어섰으면 좋겠다. 장사는 더 잘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소외된 지방 소도시를 알 수 있게 말이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연세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교육 원장,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을 맡았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