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금을 마련한 ‘스폰서’로 지목되고 있는 사업가 김모씨가 4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휴대전화 등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김씨는 이 절차를 참관하기 위해 오전 9시53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김씨는 이날 ‘송영길 캠프 측에 8000만원을 전달했나’ ‘딸이 이재명 대선 캠프에 들어간 게 그 대가가 아니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잘 모릅니다”라며 부인했다. ‘강래구씨가 돈 마련해달라고 한 적 없나’, ‘강래구씨와 친분 없나’, ‘송영길 전 대표를 직접 후원한 바 없냐’ 등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김씨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강 회장 등이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9400만원 상당의 자금을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이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하고, 김씨가 이 자금을 대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2021년 4월10일 통화 녹음 파일에서 강 회장은 김씨를 ‘스폰서’로 지칭한다. 이 전 부총장은 강 회장과의 통화에서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저기한테?”라며 김씨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후 6개월여 후인 2021년 10월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김씨의 딸 이력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의 딸은 이로부터 보름 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정무팀에 들어갔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김씨가 딸을 민주당 캠프에서 일하게 하는 대가로 자금을 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 측은 이에 대해 “딸이 오래 전부터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채용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 고액 후원금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부터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을 후원해왔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송영길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이었던 유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씨는 돈 봉투 살포 당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를 상대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와 금품을 수수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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