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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대’ 정원 300명 순증…첨단학과 정원 증가,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오늘의 교육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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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28 07:00:00 수정 : 2023-04-27 22: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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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입 정원을 1800명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 중 800여명은 수도권 대학이다. 당장 올해 고3부터 첨단분야 대학 입학 자리가 800개 이상 더 생긴 셈이다. 특히 수험생의 관심이 높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소위 ‘SKY’ 대학에서도 정원이 300명 가까이 늘었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무려 23년 만이다. 이번 정원 증원으로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뉴시스

◆수도권 대학 정원 817명 순증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4학년도 첨단분야 정원은 수도권 대학(10개교)에서 817명, 비수도권 대학(12개교)에서 1012명 늘었다. 최근 교육부가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규모다. 교육부 관계자는 “첨단 인재는 국가 경쟁력을 위해 (증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굉장히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경우 총 218명 늘었다. 서울대 자연계열의 기존 정원은 공과대학 817명, 농업생명과학대학 297명, 자연과학대학 254명 등이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 입장에서는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서울대의 순증 정원은 모두 신설된 첨단융합학부 소속이다. 전공별로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 56명 △혁신신약 56명 △디지털헬스케어 56명 △지속가능기술 50명이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기존에 있던 과의 인원을 늘렸다. 증원 규모는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기존 164명) 56명, 연세대 인공지능학과(기존 20명) 24명이다. 순증 규모는 두 자릿수지만, 기존 정원과 비교하면 절대 적지 않은 규모다.

 

성균관대는 신설된 융합과학계열 반도체융합공학과와 에너지학과에서 각 56명, 40명 총 96명 증원됐다. 또 이화여대는 융합전자반도체공학부 지능형반도체공학전공(신설)에서 30명, 동국대는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증설)에서 45명 늘었다.

 

세종대도 145명이 늘어 증원 규모가 큰 대학으로 꼽힌다.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과(학과개편 증설) 51명 △AI로봇학과(학과개편 증설) 47명 △우주항공드론학부 지능형드론융합전공(학과개편 증설) 47명이다. 덕성여대는 신설된 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가상현실융합학과에서 각각 15명, 8명 늘었고, 서울과기대 인공지능응용학과(증설)는 30명 증원됐다. 가천대는 금융·빅데이터학부 50명,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50명, 바이오로직스학과 50명 총 150명 늘었다.

 

비수도권 대학은 △경북대 294명 △전남대 214명 △충북대 151명 △충남대 82명 △연세대 분교 75명 △전북대 71명 △부경대 38명 △금오공대 30명 △부산대 20명 △울산대 17명 △안동대 10명 △창원대 10명 순으로 순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위권대 합격점 하락할 듯

 

수도권 대학 정원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23년 만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증원으로 자연계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대입 수험생이 사상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증원으로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298명, 서울권 주요대에서 667명이 늘었다”며 “상위권 대학 합격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합격점수가 하락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늘어난 서울대 정원이 연세대와 고려대 지원을 흡수하면 연쇄적으로 최상위권 대학의 이공계 입학이 쉬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대입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의대 쏠림’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에서 서울 주요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한양대)의 대기업 취업 연계 반도체학과 등록 포기율은 모집인원 대비 155.3%에 달했다. 이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자연계열 전체 등록 포기율의 4.7배 수준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최초 합격자가 의약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 연계 학과는 입학과 동시에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데도 의대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하려면 정원을 늘리는 것보다 이들에게 의약학계열만큼의 보상이 주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어떤 학과’의 정원이 늘었는지보다 ‘어느 대학’의 정원이 늘었는지가 대입 구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약학대학의 학부 전환, 다른 신설학과 사례를 비춰보면 전공 분야보다는 대학 서열에 따른 선호·선택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또 이들 학과 지원 시 신설학과와 기존학과 증원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신설학과는 전년도 입학 결과가 없어 다른 유사 학과 입학 결과를 검토해 전략을 구상하고, 기존학과 증원은 최근 2∼3년간의 입학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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