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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나 주차해 널브러진 킥보드… “걸려 넘어질 뻔” [연중기획-안전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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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20 06:00:00 수정 : 2023-04-20 04: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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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 미비… 대여업체도 나 몰라라

경기 수원시 천천동에 거주하는 임모(56)씨는 최근 큰길로 이어지는 아파트 단지 내 쪽문을 나서다 문 앞에서 아무렇게나 놓인 공유형 전동킥보드에 걸려 두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임씨는 “타고 나선 제멋대로 놓은 전동킥보드 때문에 안전을 위협받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인도 위의 무법자 전동킥보드는 폭주뿐만 아니라 무단주차 문제로 시민에게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앞 인도에서 전동킥보드가 아무렇게나 방치된 사이를 시민이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다. 남정탁 기자

월요일인 지난 10일 오전 8시15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편의점 앞. 좁은 골목길을 지나던 직장인과 학생들이 이곳에선 하나같이 인도가 아닌 차도로 옮겨 걸었다. 편의점 앞 인도에 널브러져 있는 전동킥보드 5대를 피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진 않았지만, 언제든 위험해질 수도 있는 아찔한 광경이었다. 지나가며 킥보드를 노려보는 이들도 있었으나 쓰러진 킥보드를 세워놓거나 다른 장소로 옮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서울에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특히 전동킥보드 수요가 많다고 한다. 자연히 업체들이 비치해놓는 킥보드도 이들 자치구에 집중돼 있다. 이날 한 견인업체 차량으로 강남구 일대를 돌아다닌 결과 1시간 남짓한 시간에 목격한 방치된 킥보드만 60여대에 달했다. 큰길가는 물론 골목길, 공원, 상점 주변, 아파트 출입구 등 곳곳에서 방치된 킥보드를 볼 수 있었다. 횡단보도나 ‘출입문 앞 주차금지’란 팻말 앞에 버젓이 내팽개쳐놓고 간 사례도 있었다.

 

저녁∼밤 시간대에 귀가 등 목적으로 킥보드를 이용한 뒤 집 근처 골목 등에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동행한 서울시 관계자가 설명했다. 사설 업체의 전동킥보드가 시민의 공유재산인 도로, 인도를 불법점거하고 있어도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전동킥보드 관리 책임이 있는 대여 업체는 관련 법규 미비로 무단방치 문제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주차 관련 법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단속·견인에 나서기가 힘들다”며 “결국 (전동킥보드 등) 업계의 자정 작용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업계는 인력이나 비용 문제를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견인업체 A 부장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킥보드 등) 업체의 컴플레인(항의)”이라며 “견인 과정에서 욕설이나 고성이 오갈 때도 있다”고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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