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번호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주는 장비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도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북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하는 중계기를 사용한 일당 3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중국으로 도주한 조선족 총책 등 5명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중국 등 해외에서 발신하는 ‘070’ 전화를 국내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070’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오면 사기나 스팸을 의심해 받지 않지만, ‘010’은 용무가 있는 연락이라고 여겨 받는 사람이 많다. 번호 변작은 바로 이 심리를 악용한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인적이 드문 야산과 하천의 갈대밭, 다세대 주택, 원룸에 ‘고정형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직접 차량 또는 가방에 담아 ‘이동형 중계기’를 운영해왔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501대와 심박스 27대, 유심 1165개를 압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경북의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전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거래내역 등 편법을 통한 대출과 범죄에 연루됐다는 전화, 핸드폰 파손 등 자녀를 사칭한 전화나 문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생활 주변에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와 닮은 기계를 발견하면 112로 신고해달라”며 “상황에 따라 신고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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