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373억서 2022년 50억 감소
부동산 자산 비중 48%로 급감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재테크 변화
현금·예금비중 1년새 2배로 뛰어
주식비중 45%→16% 쪼그라들어
79% “올 실물 경기 안 좋아질 것”
MBTI 분류에선 ESTJ 가장 많아

국내 ‘슈퍼리치’(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자)의 지난해 1인당 총자산 평균이 323억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현금·예금 비중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린 반면, 주식 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대한민국 웰스(Wealth)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으로 1년 전(373억원)보다 5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슈퍼리치의 자산 구성 변화를 보면 부동산 자산은 2021년 평균 206억원에서 지난해 156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금융자산 평균은 15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에서 48%로 줄었고, 금융자산은 40%에서 50%로 뛰었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현금·예금 비중이 1년 새 25%에서 58%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주식의 비중은 45%에서 16%로 쪼그라들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높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슈퍼리치의 73%는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유형별로는 2021년 대비 외화현금(63%→73%), 해외주식(30%→43%), 채권(10%→17%) 투자를 확대했다.
슈퍼리치의 79%는 올해 실물 경기가 안 좋아질 것(‘매우 안 좋아질 것’ 응답 포함)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88%에 달했다. 이들은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 주식(29%·직접투자 및 ETF 제외)을 꼽았고 부동산(27%), 예금(15%), 채권(12%) 등이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3000만원이었고, 그중 재산소득 비중이 39%(4억8000만원)로 가장 컸다. 이들은 월 소득의 절반 이상(57%)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 등에 사용했다.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고, 의료·법조계 전문직(20%)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이었다.
연구소가 성격유형검사인 MBTI로 부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슈퍼리치 중에는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가 26.8%로 가장 많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며 “다수의 은행 PB(프라이빗 뱅커)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 1인당 총자산 평균은 약 72억원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으로 1년 전(78억원) 대비 6억원 감소했다. 부자 1인의 평균 부동산 자산 보유액은 2021년 말 45억원에서 지난해 말 39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3억3000만원이었다.
부자 중 79%는 올해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부동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84%였다. 이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 예상에도 불구하고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 부동산(32%)을 꼽았다. 이어 예금(22%), 주식(14%), 펀드·신탁(10%), 채권(10%) 등의 순이었다. 연구소는 “부자들은 안정성·수익성 차원에서 부동산 자산을 선호했다”며 “최근 불확실성에 대비해 채권·예금 같은 안전 자산 비중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부자 745명·대중부유층 818명·일반대중 4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고, 별도로 PB 인터뷰도 진행했다.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 대중부유층은 금융자산 1억~10억원 미만 보유자, 일반 대중은 금융자산 1억원 미만 보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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