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소식들었을 때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다” 분당 정자동 다리 붕괴 유족의 절규

“하필 그 시간에 보행로가 무너져 사고가 났는지 믿을 수 없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난간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 대원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다리가 폭삭 주저앉을거 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숨진 30대 여성 A씨의 남동생은 황당함과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쯤 A씨의 빈소가 마련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A씨 동생은 “처음에 사고 소식을 듣고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며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뉴스를 보기 전까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생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정자역 인근 1인 미용실로 출근하는 길이었다고 한다. 20년 경력의 A씨는 기존 서울 강남 헤어샵에서 일하다가 3년 전 본인 1인 미용실을 차렸다.

무너진 정자교 보행로는 A씨가 이용하던 출퇴근 길이었고 이날도 예약손님을 받기 위해 다리를 지나던 중이었다.

동생은 “누나는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이었다”며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정자동에 홀로 살며 3년간 가게를 꾸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하필 그 시간에, 누나가 지나가던 쪽의 보행로가 무너져서 사고가 났는지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절규했다.

동생은 무너진 정자교가 최근에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의 한 쪽 보행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A씨가 숨지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