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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10명 중 1명, 도움 구할 사람 없는 ‘정서적 고립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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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9 15:20:34 수정 : 2023-03-29 15: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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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중단·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고립도 높아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위기상황 시 도움을 구할 사람이 전혀 없는 ‘정서적 고립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고립은 개인의 심리적·감정적 영역을 넘어 특정 집단의 사회적 불능 상태를 고착화하고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동향지 ‘THE HRD REVIEW’ 최신호(26권 1호)에 따르면 만 22세 청년의 11%(890명)는 목돈이나 간병,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 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2021년 실시된 조사는 1999년 태어난 8067명(남 53.95%, 여 46.05%)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최수현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 ‘몸이 아파서 거동하기가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세 가지 문항 중 1항목이라도 전혀 없다고 응답하면 정서적 고립상태라고 해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4%(681명)는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아플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응답률은 3.35%(270명)였고, 공감·위로를 건네줄 사람이 없다는 응답률은 2.8%(226명)이었다.

 

정서적 고립상태에 놓인 응답자들은 교육을 중단했거나 부모 소득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학력 상태별로는 일반대 중퇴(14.52%), 전문대 중퇴(14.08%), 고등학교 졸업(13.30%) 등의 순으로 높았고 일반대 재학(8.42%), 전문대 휴학(10.33%), 전문대 졸업(11.02%) 순으로 낮았다. 

20대 청년들(1999년생)의 정서적 고립 문항 응답 결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모의 소득 수준별로는 1분위(하위 20%) 13.58%, 2분위 11.78%, 3분위 11.34%, 4분위 11.10%, 5분위(상위 20%) 8.68% 순이었다. 가정의 경제환경 차이에 따라 정서적 고립 발생률이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시·도별로는 충남(19.35%), 대전(16.84%), 충북(16.01%), 세종(14.49%) 등 충청권에 정서적 고립상태의 청년들이 많았고 전남(7.41%), 전북(7.67%), 광주(8.58%) 등 호남권의 정서적 고립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서적 고립상태의 청년들은 긍정적 자기 인식과 사회 신뢰 수준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는 문항에 정서적 고립 집단은 5점 만점에 평균 3.42점을 준 반면 일반 집단은 3.83점을 줬다. 일반 집단의 가족(친척 포함)과 친구·직장 동료 등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3.77점, 3.14점인 반면 정서적 고립 집단의 신뢰도는 3.54점, 2.88점에 그쳤다.

 

정서적 고립 청년은 그렇지 않은 청년보다 자살 충동이나 구직 의욕 상실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문항에 정서적 고립 집단의 동의율은 12.98%인 반면 일반 집단은 5.22%에 그쳤다. 지난 1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 중 ‘취업이 잘 되지 않아 의욕을 상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정서적 고립 집단이 2.93%로 일반 집단(0.84%)의 3배 이상이었다. 

 

최 부연구위원은 “청년 계층의 정서적 고립 문제는 단기적으로 개인의 성장과 삶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성장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들이 경제활동 불능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관리 및 지속적인 사회활동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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