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살균제로 해삼·전복 씻어…식약처 “韓수출 안돼”

현지 매체 ‘신경보’ 기자, 업체에 위장 취업…‘붕사’로 세척
인체 내 장기 축적되면 구토·설사·의식불명 등 ‘중독 현상’
식약처 “중국 당국에 확인한 결과, 국내에 수출 사실 없어”

중국 수산물 가공업체 살균제로 해삼 세척. 신경보 캡처. 연합뉴스

중국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가 살균제로 해삼과 전복 등을 세척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해당 업체가 한국으로 수산물을 수출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확인했다.

지난 14일 중국 일간지 신경보는 랴오닝성 다롄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가 살균제를 희석한 물에 해삼, 전복을 세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업체에 위장 취업한 기자에 의해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는 업체 직원들이 파란색 플라스틱 탱크에 담긴 물에 흰색 가루를 타서 해삼과 전복을 세척하는 모습이 담겼다. 

직원들은 “이것(흰색 가루)이 뭐냐”는 질문에 “약”이라고 답한 뒤 세척된 해산물을 보며 “아주 좋다”, “보기 좋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중국의 한 해산물 가공업체 직원들이 살균제를 희석한 물로 해삼, 전복 등을 세척하고 있는 모습. 신경보 캡처. 뉴스1

이후 매체가 의문의 흰색 가루를 비밀리에 반출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 주요 성분이 ‘붕사’로 확인됐다.

붕사는 금속가공, 유리 제작 등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인체에 유입될 경우 위산과 작용해 ‘붕산’으로 바뀌어 장기에 축적되고 구토, 설사, 홍반, 의식불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암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과다 유입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영향을 많이 받고 심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과다 유입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중국은 식품안전기본법을 통해 붕사를 유독성 유해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해삼을 붕사를 희석한 물로 씻은 뒤 삶으면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값어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복도 이러한 방식으로 세척하면 황금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붕사가 부식 방지 및 보존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무게를 더 충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업체가 그동안 가공한 해산물은 500만㎏에 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당 업체에서 가공한 해산물의 수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출 여부에 대해 중국 정부(해관총서)에 확인한 결과 해당 업소에서 한국에 해삼 등 수산물을 수출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경보 홈페이지 캡처. 뉴시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출 여부에 대해 중국 정부(해관총서)에 확인한 결과 해당 업체에서 한국에 해삼 등 수산물을 수출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일부 국내 언론에서 해당 업체의 한국 수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하자 식약처가 중국 당국에 확인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식약처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기사에 언급된 업체의 수출 여부에 대해 중국 정부(해관 총서)에 확인한 결과 해당 업소에서 한국에 해삼 등 수산물을 수출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는 (한국 수출이 가능한) 국내 ‘해외제조업소’로 등록되지 않았으며, 최근 3년간 다롄 지역으로부터 수입된 해삼과 전복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