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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강제동원 문제 해법은 대선 공약 실천”… 피해자들 “제3자 변제 거부”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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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3 12:42:09 수정 : 2023-03-13 12: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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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이 기금을 모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한다는 ‘제3자 변제’ 해법이 나온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오는 16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강제동원 문제 해법은 대선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말한 발언을 공개하며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피해자 설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제동원 피해자 3명은 13일 정부 해법에 대한 거부 의사를 공식화했다.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법률 대리인 측은 이날 소송 원고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강제동원 위자료 채권과 관련해 ‘제3자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전한다고 밝혔다. 내용증명에는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 식민지배·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제3자가 채권자 의사에 반해 함부로 변제해 소멸시켜도 되는 성질의 채권이 아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제철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원고 4명 중 유일한 생존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도 이날 소송 대리인을 통해 ‘제3자 변제 거부’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대리인 측은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법적 근거로 민법 제469조1항을 들었다. 해당 조항은 ‘채무의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금덕·김성주 할머니는 1944년 5월 말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돼 1945년 10월 말 귀국할 때까지 약 17개월 동안 돈을 받지 못한 채 강제노동을 했다. 1944년 12월 7일 발생한 도난카이(東南海) 지진 땐 공장 건물이 붕괴·매몰돼 발목과 허리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앞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5명은 2012년 10월 광주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으나 미쓰비시가 배상 이행을 거부 중인 상태다. 그사이 원고 3명(김중곤·이동련·박해옥)이 사망했고, 남은 생존자는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2명뿐이다.

 

외교부는 지난 6일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 3건의 원고에게 판결금·지연이자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지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재단이라는 제3자를 배상의 주체로 내세운 게 핵심이다. 한일 청구권 협정의 도움으로 설립·운영된 포스코 등 한국 기업이 우선 돈을 내고 일본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둔 논란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로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고심할 지점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상대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물은 결과 ‘잘함’이라는 답변은 38.9%가 나왔다. 전주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월 셋째주부터 40%대를 유지하던 긍정 평가는 4주 만에 다시 30%대로 하락했다. 제3자 변제 해법이 발표된 직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떨어진 만큼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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