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16일 예정 일정 취소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방식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고 한 김영환 충북지사의 ‘일일 명예 충남지사’ 계획이 없던 일로 됐다.
충남도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충남·충북 지사 교환 근무 계획이 충북도 측 사정에 따라 취소됐다고 12일 밝혔다.
김영환 지사 제안에 따라 그는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도청에서 각각 하루 동안 명예 도지사로 일할 예정이었다. 지휘부 티타임과 기자간담회, 직원 특강, 현안 보고, 오찬, 현장 시찰 등이 계획됐다.
그러나 김영환 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통 큰 결단’으로 두둔하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계획은 틀어졌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글에서 ‘국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며 ‘통큰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장관의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충남도공무원노조는 즉각 교환 근무에 반발했다. 노조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사람이 충남 일일 도지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최정희 노조 위원장은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교환 근무 당일에는 직원 대상 특강 등 일정이 무산되도록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전날 충북도에서 일일 명예도지사 교환 근무 계획을 철회하자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의 발언에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망언이라며 규탄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지사가 반론을 올리면서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 SNS에 ‘나를 친일파를 만든 이들에게 이의가 있다’는 반론 글에서 ‘정쟁과 진영논리 앞에서 우리의 이성이 이렇게 굴복해도 되는가 하는 절망감이 든다. 평생 시를 쓰고 모국어를 사랑해 온 저의 이런 반어법이 왜곡돼 애국의 글이 친일로 순식간에 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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