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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봄 타나?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우울해”…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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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09 11:01:52 수정 : 2023-03-09 11:01:51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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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우울증’ 의심해봐야…일조량 부족에 따른 호르몬 분비 영향
햇볕 자주 쬐고, 많이 움직이고, 낮잠 피하는 등 규칙적 생활 필요
술로 풀려고 해선 안돼…무기력증 등 2주 이상 지속시 우울증 의심
낮 최고 기온이 24도로 대체로 포근한 날씨를 보인 8일 서울 성동구 하동매실거리에 활짝핀 매화 뒤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됐다. 따뜻한 햇볕을 쬐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사람도 적잖다. 

 

이럴 때 보통 ‘봄을 탄다’며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계절성 우울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을 이겨내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햇볕을 자주 쬐고, 되도록 자주 많이 움직이며, 낮잠을 피하고 적정 시간에 잠을 자는 등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람들은 적은 일조량인 겨울철에 맞춰져 있던 신체 리듬이 봄이 되면서 변화하는 일조량에 적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조절이 원활하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겨울 동안 일조량이 적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생산이 줄어든 것도 이러한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은 식욕이 줄어들고 잠을 잘 못 자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단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서 살이 찌거나 잠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의욕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화불량‧수면장애‧극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봄철 우울증을 이겨내거나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활리듬이 깨지면 무기력감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이나 요가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일부로라도 몸을 움직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도 좋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손보경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 시간 가벼운 스트레칭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간전면 섬진강수달생태공원에서 상춘객들이 홍매화가 활짝 핀 산책로를 거닐고 있다. 구례=연합뉴스

 

또한 일과 중 틈틈이 산책을 하며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햇빛을 받으면 생성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활발해지면 생체리듬이 안정된다. 또 비타민 D가 풍부한 고등어나 우유, 엽산이 풍부한 녹색 채소류 등을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취미나 운동 등을 함께 하는 것도 우울증 해소에 좋다. 사회적으로 고립될수록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다만 우울증을 술로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잠시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술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우울해진다. 또 술을 다시 마시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더 우울해지게 되고, 결국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무기력증이나 심한 감정 기복 등이 2주 이상 지속돼 우울증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교수는 “초기 우울증은 운동, 독서 등 비약물 요법으로도 충분히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중증 우울증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 요법과 비약물 요법을 적절히 병행하면 약물이나 비약물 요법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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