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재도약 몸부림
관련산업 집적 중점 과제로
예산·인재 등 적극 지원 나서
구마모토(熊本)현 등 규슈(九州) 지역이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도약을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구마모토현이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공장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지역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예산·인재 등의 지원에 적극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규슈 각 현의 올해 예산안에 TSMC의 구마모토 진출을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한 예산이 두드러진다”며 “실리콘 아일랜드(Silicon Island) 부활을 위한 결속이 시도된다”고 28일 보도했다.
규슈 지방은 일본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1980년대 전 세계 생산량의 10%를 차지했을 정도로 위상이 커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렸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갔고, 최근엔 한국과 대만, 중국이 장악했다. 또 일본은 미·중 패권 경쟁 속 반도체가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막 시작한 단계다.
구마모토현은 반도체 관련 산업의 집적을 중점 과제로 정하고 관련 예산을 이전의 2배 규모로 증액했다.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반도체 공장에서 대량으로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류몬(龍紋)댐의 사용하지 않는 용수를 활용하는 사업이다. 신문은 “2024년 TSMC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하루 2000㎘의 물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류몬댐의 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조사하기 위해 5200만엔(약 5억원)을 배정했다”고 전했다.
나가사키(長崎)현은 교세라, 소니그룹 등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의 공장 신·증설 계획에 따라 향후 5년 내 약 2700명의 인재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인재 양성과 취업 지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1억100만엔(9억7000만원),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를 위한 사업에 6400만엔(6억2000만원) 등을 책정했다.
후쿠오카(福岡)현도 인재육성에 힘을 쏟기로 하고 ‘후쿠오카현 반도체인재 리스킬링(Reskilling)센터’(가칭) 신설에 7899만엔(7억6000만원)을 배정했다.
신문은 “규슈파이낸셜그룹은 TSMC의 진출로 구마모토현에 10년간 4조3000억엔(41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며 “성장산업 유치를 위한 지역 간 유치경쟁도 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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