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혐의로 기소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권도형 씨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린 뒤 스위스 은행을 통해 1300억원을 현금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소장(complaint)을 통해 권 씨가 ‘테라 생태계’의 비트코인 1만개를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콜드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하드웨어 암호화폐 지갑을 가리킨다.
SEC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콜드월렛에서 비트코인을 빼내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화했으며 이중 일부는 법정 화폐로 인출했다.
그가 작년 6월부터 이날까지 스위스 은행에서 인출한 자금은 1억달러(1300억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다만 SEC는 스위스 은행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와 루나의 가치가 각각 순식간에 폭락하면서 전세계적인 투매 사태를 부른 시점이 지난해 5월인 점은 고려하면 그 후 꾸준히 비트코인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트코인 시세는 2만4000달러 수준으로 비트코인 1만개는 2억4000만달러(3120억원) 수준이다.
권씨는 지난해 말 세르비아로 체류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한편 권씨는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도주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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