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3년 만에 졸업식을 캠퍼스에서 연다.
카이스트는 17일 오후 2시 대전 본원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2023년도 학위수여식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학위수여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졸업생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박사 691명을 비롯해 석사 1464명, 학사 715명 등 총 2870명이 학위를 받는다.
1971년 설립 이래 박사 1만 5772명, 석사 3만 8360명, 학사 2만 867명 등 총 7만 4999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2004년 학부에 입학한 뒤 19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는 차유진(38·바이오및뇌공학과) 씨가 졸업생 대표연설을 한다.
차씨는 원자력및양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가 됐지만, 골육종을 앓던 어린 환자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과학자의 길을 걷기 위해 2018년 모교로 돌아왔다.
그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결정 특성을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규명하고 이를 활용한 뇌 기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차씨는 현재 카이스트 의과학연구센터 연구 조교수로 있다.
음악 레이블 안테나 소속 싱어송라이터 박새별(38·문화기술대학원) 씨도 박사학위를 받는다.
박씨는 챗GPT처럼 인공지능(AI)이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하게 만드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언어 대신 음악을 AI로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2014년 박사과정에 입학한 박씨는 2019년 학위 이수 요건을 갖췄지만, 연구 완성도를 위해 졸업을 늦춘 끝에 9년 만의 결실을 얻게 됐다.
박씨는 현재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에서 문화기술 과목과 음악 정보 검색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박사를 했던 10년여의 기간은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면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박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에 좋은 학자·음악가로서 더 열심히 살아나가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영공학부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졸업하는 문준석(40)·서인아(31) 씨 등 사회문제 해결을 꿈꾸는 청년 창업가들도 학위모자를 쓴다.
존 섹스턴 뉴욕대 명예총장도 카이스트와 뉴욕대의 조인트 캠퍼스를 추진하는 등 양교 협력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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