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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돌아왔다. 오늘부터 우리의 얼굴이 ‘자유’를 되찾은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2020년 10월13일부터 도입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덕분이다. 아직 의료기관,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장애인 복지시설 등), 대중교통(버스·철도·여객선·택시·항공기 등)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제한은 있지만, 지난해 5월2일과 9월26일 2차례에 걸쳐 허용된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와 같은 반쪽이 아닌 온 자유이다. 전면적인 ‘얼굴의 귀환’인 셈이다.

‘마스크 시대’에 인류는 서로 얼굴을 보면서 하는 대면(face to face) 소통의 대안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비대면 소통 수단을 개발하고 이용했다. 사피엔스는 새로운 온라인 소통기술의 창조적인 기능성·유용성·확장성·가능성을 통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인류의 역사를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한다는 주장이 소통 양식의 측면에서는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몇 년 더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다면 얼굴은 유력 소통 수단에서 퇴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스크로부터의 해방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강요했던 비대면 소통과 대면 소통이 공정한 경쟁시대로 재돌입한 의미도 지닌다.

‘얼굴의 귀환’을 맞으며 기대하는 것은 집합인원·거리·장소·공간의 제한에 따라 위축된 대면 접촉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다.

특히 그동안 잃어버렸던 ‘얼굴 표정(facial movement)의 부활’을 통해 ‘인간의 얼굴을 한 소통’의 소중함을 되찾았으면 한다. 대면 접촉을 대신하는 디지털 기술 소통이 야기할 고독감(‘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을 메울 방안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얼굴 표정에 학술적인 관심을 가졌던 ‘찰스 다윈’ 이래 표정이 기쁨·긴장·두려움·슬픔·부끄러움·미움·화·걱정과 같은 인간의 주요 감정을 담아내는 기본 도구이며,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오래된 상식이다. 얼굴 표정이 ‘붉어지면’ 부끄러움을, ‘환해지면’ 기쁨을, ‘파리해지면’ 걱정을, ‘무거워지면’ 긴장을, 찡그리면 불만을, ‘붉으락푸르락하면’ 화를 전하는 것이다.

얼굴 표정의 귀환에 거는 바람은 부정적인 표정보다는 긍정적 표정, 특히 ‘미소 짓는 표정’이 넘쳤으면 하는 것이다. 미소는 긍정적 감정을 표시하는 반응이며, 상대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집중한다는 의미로 상대의 소통을 자극하고 촉진한다(‘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최양호·민인철·김영기 옮김). 마스크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찾은 얼굴이 그동안 잃어버렸던 밝은 표정을 되찾아 기분 좋고 여유로운 ‘얼굴 소통의 재건’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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