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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대동란”… ‘비전통 안보’ 코로나19는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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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4 19:00:00 수정 : 2023-01-24 17: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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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관영매체 ‘대동란 극복기’ 방영하며 애국심 고취
전통 군사 안보 위협못지 않은 ‘신 안보 이슈’ 전염병
코로나19사태 직접 컨트롤타워로 나선 김정은
리더십 선전하며 유일지배 확립하고 관료·주민 통제

“사상 초유의 그 위기 속에서 80여 일 만에 완전히 종식시킨 것은 이 행성의 일대 기적이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설 연휴인 23일 방영한 기록편집물 ‘조국청사에 특기할 해 2022년-건국 이래 대동란을 방역대승에로’의 일부다. 이 기록편집물(다큐멘터리)은 지난해 중순, 북한이 코로나19 발생을 인정하고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약 석 달간의 극복기를 담았다. 주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면서 방역전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사진=노동신문·연합뉴스

◆“사상 초유 위기 헤쳐나가”

 

이 프로그램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의 우리 경내에로의 침습이라는 위협적인 사태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나라의 방역기반과 보건 토대가 취약하고 2년나마 지속된 방역 위기로 하여 경제 형편이 매우 어려운 상태에서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었다며 “그야말로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상 초유의 그 위기 속에서 국가와 인민의 안녕을 지키고 뜻밖에 직면했던 가장 중대하고 위협적인 도전을 80여 일 만에 완전히 종식시킨 것은 우리 조국 역사에 일찍이 있어 보지 못한 격동적인 사변이었고 이 행성의 일대 기적이었다”고 선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알리고 8월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지역·단위별 봉쇄·격폐 조치와 확진자 격리 조치가 신속히 실시됐다거나 예비의약품을 긴급해제하고 모든 약국을 24시간 운영체제로 전환한 노력 등을 조명했다. 김일성종합대학 강좌장 교수가 등장해 코로나19 초기에 취한 국경 완전 봉쇄가 결정적인 선행 조치였다고 평가하는 장면도 나왔다. 방역 사업에 투입됐다 숨진 병사와 진료소 관계자 등을 추모하기도 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22∼24일 설 연휴에 코로나19 타개 과정을 별도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영한 것은 전 주민이 국난 극복기를 통해 주민과 관료들의 사상 무장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스스로 ‘종식 선언’을 한 뒤에도 “절대로 탕개(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노동신문), “비상 방역사업을 변함없는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조선중앙통신)라는 메시지를 중단 없이 계속 내놓고 있다. 이는 코로나 19가 북한에도 중대한 위기였지만 한편으론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확립에 요긴한 계기로 사용했던 정치적 의도와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컨트롤타워 나선 김정은 리더십 선전

 

북한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최초 발생 직후 신속하게 봉쇄정책을 취했다. 2020년 1월 9일 중국 우한시 당국이 코로나19 첫 확진자와 사망자를 발표하자, 단 13일만인 1월 22일 북한은 국경봉쇄를 필두로 신의주-단동 세관 폐쇄, 남북연락사무소 가동 중단, 철도 및 항공편 운항 중단 등 대외교류 차단에 나섰다. 사스(SARS) 발생 때 4개월간 사태를 관망한 것과 대조된다.

 

그러다 지난해 5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처음 알렸고 ‘최대 비상 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신규유열자’ 수가 39만여명까지 급증했다 이후 감소세를 거쳐 8월10일 코로나19 종식, 즉 ‘방역전 승리’를 선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노동신문=뉴스1

최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펴낸 보고서 ‘코로나19 위기를 활용한 북한의 체제 강화 동향’에 따르면, 김정은의 당시 방역전 승리 선언은 “방역을 내세운 체제 안정을 위한 정치사상 강화, 심리전 성격을 내포”했다. 또 “방역전 승리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강조하며 지속적 긴장과 위기감을 조성해 기강확립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북한에서도 역시 코로나19는 질병, 보건 문제를 넘어 국가경제 마비까지 나아갈 수 있는 ‘비전통 안보 이슈’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위기감을 강조하면서 사회통제력을 강화했고,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공고화, 우상화했다.

 

2019년 미국과의 협상 결렬, 제재 완화 무소득, 경제난, 식량난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자마자 터진 코로나19는 김정은 체제 국정운영의 장애물이 될 위기였다. 그러나 김정은이 직접 방역전 컨트롤타워로 나서고 방역전을 명분으로 관료들에 대한 기강잡기, 주민 통제 강화의 정당성을 확보해나갔다. 보고서는 “김정은의 경제 및 외교 정책 실패를 희석시키고 손상된 리더십을 만회하는 등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의 코로나 정치는 통제와 차단 등 반인권적 폐쇄성을 강화시키고, 신 안보 위기 공동대응을 위한 남북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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