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앞둔 주요 기업들… 경기침체에 기대감↓

설 연휴가 끝난 25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대부분 업종이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오는 25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시작으로 26일 현대차, 27일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디스플레이·기아·포스코홀딩스 등이 작년 4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이어 30일에는 삼성SDI·삼성중공업·GS건설, 31일 삼성전자·LG화학·LG생활건강·현대제철, 다음달 1일 SK하이닉스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2월에 네이버(3일), SK이노베이션(7일), 금호석유화학(8일), 롯데케미칼(9일), 카카오(10일), CJ제일제당(13일), 한화솔루션(16일)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표할 예정이다.

앞서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빠지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 급감한 4조3000억원으로 잠정 조사됐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함께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도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넘게 줄었다.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원자잿값과 물류비 인상 등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조3171억원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업계도 시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493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4% 감소한 3338억원, 금호석유화학은 72.65% 급감한 1136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철강 분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4분기에 제품 가격 하락에 침수 피해 복구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영업손실 4000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현대제철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전년 동기보다 96.78% 급감한 257억원에 그쳤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급락에 정유업계도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각각 1428억원, 349억원이다.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 분야는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생산량을 회복해 작년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184억원, 2조3114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03.2%, 96.7% 증가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잠정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영업이익이 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6%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보다는 절반가량인 54.5% 줄었다.

박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