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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유산 6100억 국가 귀속…독거노인 증가가 낳은 日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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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3 14:00:00 수정 : 2023-01-23 13: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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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인·유언장 없어 국가 귀속 유산 20년 사이 6배 증가
아사히, “미혼율 상승, 부동산가치 증가 등이 원인”
갈 곳 잃은 유산두고 법적 분쟁까지 벌어져

’647억엔’(약 6168억원)

 

고인이 남긴 재산을 상속받을 사람이 없어 2021년 일본에서 국고로 들어간 금액이다. 2001년 107억엔(1020억원)이었던 것이 20년 사이에 6배나 증가했다. 친척조차 없는 독거노인의 증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이 원인이라고 2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2014년 세상을 떠난 뒤 유산 20억2879만엔(193억4000만원)을 두고 생전엔 생각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법적 분쟁을 벌이고, 끝내는 유산의 대부분이 국고로 들어간 오하라 요시로씨의 사례는 이런 사정을 잘 보여준다. 

 

사진=일본 가정재판소

신문에 따르면 오하라씨는 예금 약 5억엔(47억원), 집에 보관한 현금 8억엔(76억원), 각종 귀금속에다 부동산 33건 등의 유산을 남겼다. 하지만 독신으로 살았고, 친척과 교류도 드물었던 그에게는 상속인이 없었다. 유언장도 남기지 않았다. 한때 대학 기부 등을 염두에 두고 유언장 작성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미루기만 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갈 곳이 없는 막대한 유산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는 6명이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살았거나, 생전 도움을 주거나 했던 ’특별연고자’가 있으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재산 분할이 가능하다.

 

2명은 먼 친척이었다. 두 사람은 앞서 세상을 떠난 자신들의 아버지가 오하라씨와 가까웠다고 했다. 다른 3명은 과거 오하라씨의 토지 거래를 도운 부동산업자와 그의 가족이었다. 오하라씨가 죽기 약 2주전부터 간호를 도왔다는 점도 내세웠다. 나머지 1명은 오하라씨 이웃으로 만년에 눈청소를 도와주거나 음식을 나누는 등 가깝게 지낸 사람이었다.

 

2018년 1월 모리오카 가정재판소는 오하라씨의 이웃이 오하라씨의 독거생활을 대가없이 도왔었다는 점을 인정해 1억엔(9억5000만원)을, 부동산업자와 가족에는 재산관리 등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4000만엔(3억80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친척들에 대해선 생전 오하라씨가 “친척들에게 재산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근거로 유산 분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해 8월 나온 센다이고등재판소의 판단은 달랐다. 분배액을 크게 깎아 이웃, 부동산업자에게 각각 200만엔(1900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국고로 귀속시켰다. 자신의 재산이 나라도 넘어가는 걸 싫어했다는 오하라씨의 입장에서 보면 허망한 결과다.       

 

오하라씨의 사례처럼 상속인이 없는 유산이 증가하는 건 독신 고령자 증가, 미혼율의 상승에서 비롯된다. 일본의 65세 이상 독거 노인은 2020년 기준 671만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4배 증가했다. 2030년이면 800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50세 이상 미혼율은 같은 시점에 남성 28%, 여성 18%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 가치가 늘어난 것은 유산액의 증가를 이끌었다.     

 

아카시 히사미 행정서사는 신문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도중에 사망하거나, 판단능력이 떨어진 상태에게 유언장을 만드는 사례도 있다”며 “상속인이 없는 독거노인은 건강할 때 유언장을 써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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