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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극이…" 살인범 체포 후 되레 착잡해진 美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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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2 23:20:00 수정 : 2023-01-22 18: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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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걸려 임종 앞둔 77세 남편
76세 부인에 "나를 총으로 쏴달라"
범행 후 총 들고 대치하다 붙잡혀
경찰 "1급살인 혐의 적용 가능성"

“그 누구도 인생의 시련과 고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입니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를 앞에 두고 분노해야 할 경찰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면 대체 어떤 사건일까. 미국에서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70대 남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부인이 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엘런 길러드(76)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州) 데이토나 비치의 어느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남편 제리 길런드(77)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구치소에 구금됐다. 관할 경찰서는 “엘런에게 1급살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급살인은 우발적인 게 아니고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계획적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를 뜻한다.

 

경찰 조사 결과 제리는 불치병에 걸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3주일 전쯤 엘런을 병실로 불러 “내 건강 상태가 악화하는 경우 더는 고통을 느끼지 않게 나를 총으로 죽여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리는 원래 임종이 다가오고 통증을 참을 수 없게 되면 극단적 선택을 할 작정이었으나, 이미 그럴 힘이 부족해져 엘런의 손을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총성이 울린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제리의 병실에 도착했을 때 엘런은 여전히 총을 잡고 있었다. “총기를 내려놓으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1시간가량 버틴 엘런은 결국 경찰관한테 제압을 당한 뒤 구치소에 갇혔다.

 

NYT에 따르면 제리가 정확히 어떤 병을 앓고 있었는지, 얼마나 오래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엘런이 어떻게 총을 숨긴 채 병실까지 들어올 수 있었는지 역시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이 사건을 대하는 경찰은 착잡한 기색이 역력하다. 관할 경찰서의 자카리 영 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은 그 누구도 인생의 시련과 고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남편의 죽음으로 엘런은 수심에 잠겨 있다”고 소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엘런은 제리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몹시 우울한 상태로 살아왔다고 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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