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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무대 ‘집관’ 대신 ‘직관’ 해볼까 [설특집]

입력 : 2023-01-20 20:00:00 수정 : 2023-01-19 20: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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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 춤 잔치
국립무용단 ‘새날’ 다양한 전통춤 향연
토끼띠 관객에 입장료 30% 할인 혜택

연극, 믿고 보는 배우들
현역 최고령 이순재 첫 연출작 ‘갈매기’
스티븐 킹 원작 ‘미저리’ 김상중 등 열연

뮤지컬, 골라 보는 재미
19세기 佛 파리 배경 ‘물랑루즈’ 亞 초연
‘마틸다’·‘스노우데이’ 아이 손잡고 볼만

설을 맞아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물론 모처럼 연휴를 맞아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에게 평소 시간 내는 게 쉽지 않은 공연장 나들이도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역별로 공연장을 잘 살펴보면 설 연휴 기간에 즐길 만한 무대를 여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만 해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을 맞이하고 공연에 따라 설 연휴 기간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립무용단은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설맞이 단골 공연인 ‘새날’을 선보인다. 국립무용단 제공

국립무용단은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설맞이 단골 공연인 ‘새날’을 선보인다. 2018년부터 시작해 설 연휴 기간 다양한 전통춤 레퍼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명절 맞이 기획공연이다. 계묘년을 기운차게 열고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성한 우리 춤 잔치를 펼친다.

이번 공연은 총 6개 소품으로 구성된다. 한 해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로 문을 연다. 풍년을 축원하는 의미를 담아 왕과 왕비의 우아한 발디딤새에 정중동의 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품’은 왕을 받들고 나랏일을 맡아 정세를 바로잡는 대신들의 춤이다. 남성 군무의 진수를 보여주며 타악기인 아박을 소품으로 활용해 박력 있고 절제된 춤사위를 보여준다. ‘평채소고춤’은 소고의 명쾌한 겹 가락에 흥겨운 안무가 더해진 작품이다. ‘호적시나위’는 다채로운 장단 변화가 느껴지는 풍물 장단을 바탕으로 태평소(호적)에 맞춰 맨손으로 추는 남성춤이고, ‘산수놀음’도 선비의 멋과 흥을 몸짓으로 그려낸 남성 2인무다. 대미는 ‘태’가 장식한다. 역동적인 북의 울림으로 땅에 뿌리를 둔 인간의 내재한 기운을 표현한 작품이다. 승전고·소북·향발·다듬이 등 다양한 타악기의 울림과 무용수의 절제된 동작으로 웅장한 군무가 일품이다. 토끼띠 관객에겐 입장료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오펀스

연극과 뮤지컬도 볼 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연극의 경우 ‘갈매기’, ‘레드’, ‘오펀스’ 등 연기력을 갖춘 유명 배우들 출연작이 먼저 눈에 띈다.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갈매기’는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88)의 생애 첫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순재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대표 희곡인 ‘갈매기’를 직접 무대에 올리는 게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였다고 한다. 연극은 작가 지망생 트레플레프와 유명 배우를 꿈꾸는 니나의 좌절과 비극적 사랑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의 애증과 질투, 욕망이 뒤섞이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유진, 이항나, 김수로, 오만석, 이경실, 주호성, 강성진, 정동화, 진지희 등 연극·뮤지컬 무대나 TV, 영화에서 낯익은 배우가 많이 나온다. 이순재도 대지주 소린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레드’는 미국 극작가 존 로건이 추상표현주의 미술 거장 마크 로스코(1903∼1970)의 일화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로스코가 가상 인물인 조수 ‘켄’과 논쟁하는 2인극이다. 신구세대를 상징하는 두 사람의 논쟁을 통해 예술과 인간 삶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2010년 미국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쓴 이 작품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 시즌(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을 맞고 있다. 30여년 만에 무대에 서는 유동근(67)과 2015·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출연하는 정보석(62)이 보여주는 로스코 연기에 기대감이 크다.

역시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인 ‘오펀스’(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는 고아 형제와 중년 갱스터 해럴드가 기묘한 동거를 하다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다룬다. 알 파치노, 앨릭 볼드윈 등 세계적 배우들이 해럴드 역을 맡기도 한 작품으로 국내에선 2017년 초연돼 세 번째 공연이다. 남성 배우만 나왔던 초연 때와 달리 재연부터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여성 배우들도 출연한다. 남명렬·박지일·추상미·양소민이 번갈아 해럴드를 연기한다.

미저리

낡은 영화관의 폐관을 앞두고 마지막 상영회를 준비하는 극장주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선 신구와 손병호가,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의 유명 스릴러 영화를 극화한 ‘미저리’(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선 김상중·서지석(폴 역)·길해연·이일화(애니 역)가 열연한다.

뮤지컬도 골라 보는 재미를 느낄 만하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캣츠’ 오리지널 내한 서울 공연이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대문호 T S 엘리엇의 원작을 무대화한 ‘캣츠’는 전 세계 30여 개국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7550만명이 관람한 명작이다. 고양이와 혼연일체된 연기와 역동적인 안무, 환상적인 무대 예술, ‘메모리’ 등 아름다운 음악이 하모니를 이루며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린다. 이번 공연에선 관객들이 젤리클 고양이를 보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젤리클석’(통로석)도 5년 만에 다시 마련됐다.

캣츠 오리지널 내한

1890년대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을 추천한다. 2021년 토니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 10관왕을 휩쓴 ‘물랑루즈!’가 아시아에서 처음 공연되고 있다.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던 배즈 루어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제작비가 400억원에 육박하는 이 작품은 1899년의 파리를 배경으로 화려한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 초연된 이후 대표적 창작뮤지컬로 자리 잡은 ‘영웅’(LG아트센터 서울)은 눈시울을 뜨겁게,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티켓값이 다소 부담스럽거나 공연장을 직접 가기 어려운 경우 뮤지컬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가 주연한 영화 ‘영웅’을 관람해도 된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 중인 ‘베토벤’은 ‘악성(樂聖)’ 베토벤의 삶과 음악, 사랑을 보여주며 박효신·옥주현 등이 출연한다.

‘마틸다’(대성 디큐브아트센터)와 ‘스노우데이’(국립중앙박물관 극장)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편하게 즐길 만한 뮤지컬이다. ‘마틸다’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동문학가로 꼽히는 로알드 달의 소설이 원작으로, 책을 사랑하는 소녀 마틸다가 어른들의 위선과 불의에 맞서는 내용을 그린다. ‘스노우데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등을 연출한 감독이자 작가 리처드 커티스의 동화가 원작인데, 폭설이 내린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기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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