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청소년의 실제 흡연율, 본인이 밝힌 흡연율의 2배 이상이나 많아”
“청소년 흡연율 조사, 자가 설문보다 소변 이용 코티닌 검사가 더 정확”

청소년의 실제 흡연율은 조사 때 ‘스스로 담배를 피운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5%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자 청소년의 실제 흡연율은 본인이 밝힌 흡연율의 두 배 이상이었다.
따라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흡연율 조사에서 자가 설문 방식은 부정확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소변을 이용한 코티닌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함께 해야 정확한 청소년 흡연율을 파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원광대 산본병원 가정의학과 서유빈 교수팀은 ‘청소년에서 자가보고와 요중 코티닌으로 측정한 흡연율 및 거짓 보고 연관요인: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20)’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2∼18세 청소년 1258명을 대상으로 실제 흡연율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청소년이 스스로 ‘현재 흡연자’라고 보고한 비율은 8.2%(94명)였다. 하지만 연구팀이 소변을 이용한 코티닌 검사를 통해 실제 흡연자로 확인한 청소년의 비율은 13.8%(142명)으로 이보다 5.6% 높았다.
즉, 청소년의 5% 이상이 흡연율 조사 때 거짓으로 응답하는 셈이다.
본인이 밝힌 흡연율은 남자 청소년이 11.6%, 여자 청소년은 3.2%였다. 하지만 실제 흡연율은 남자 청소년이 18.4%, 여자 청소년은 6.9%였다. 여자 청소년의 실제 흡연율은 본인이 밝힌 흡연율보다 두 배 이상이었던 것이다.
니코틴 대사물질의 하나인 코티닌은 흡연 여부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지표다. 코티닌은 반감기가 길고 안정적인 농도를 보이므로, 요중 코티닌 농도는 흡연 여부·흡연량을 측정하는 좋은 지표로 인정된다.
연구팀은 소변 내에 코티닌 농도가 ㎖당 50ng 이상이면 ‘현재 흡연 상태’인 것으로 간주했다.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 청소년의 거짓 응답 가능성은 남자 청소년보다 4.1배 더 높았다. 또 가구 소득이 높은 청소년의 거짓 응답 가능성은 소득이 낮은 청소년의 2.3배였다.
반면 우울감을 느끼는 청소년의 거짓 응답 가능성은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 청소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흡연율 조사에서 자가 설문 방식은 부정확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며 “요중 코티닌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함께 해야 정확한 청소년 흡연율을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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