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전 방불…경찰 1명 사망 등 7명 사상
연간 10만명 사망 ‘펜타닐‘ 주요 공급조직
북미회담 앞두고 美에 ‘범죄인 인도’ 전망
멕시코의 전설적인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 5일(현지시간)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군사 작전 끝에 전격 체포됐다. 그가 이끄는 마약 밀매 조직은 최근 미국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죽음의 마약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로, 미국은 오랫동안 그의 신병 인도를 멕시코에 요구해 왔다. 이번 작전은 오는 9일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멕시코가 준비한 선물이자 협상 카드로 쓰일 전망이다.
◆갱단, 총기 난사하며 극렬 저항
멕시코 일간지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방위대와 군은 이날 새벽 북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주도) 외곽 헤수스 마리아에서 악명 높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실질적 수장인 오비디오 구스만을 붙잡았다. 그는 멕시코시티 군사 시설로 압송된 뒤 검찰에 넘겨졌다.
‘생쥐’라는 별명을 지닌 구스만은 멕시코에서 손꼽히는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이다. 그는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부친을 대신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을 다른 형제와 함께 운영해 왔다.
그는 앞서 2019년 10월에도 한 차례 체포된 적 있다. 당시 이에 반발한 시날로아 카르텔 갱단원들이 멕시코 도심 한복판에서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면서, 민간인 등 8명이 숨지고 교도소 수감자가 무더기 탈옥했다. 수개월 동안 혼란이 지속되자 멕시코 당국은 비상 안보 각료회의를 열어 “불필요한 유혈사태를 막는다”는 이유로 구스만을 풀어주고 후퇴했다.
3년여 만에 다시 펼쳐진 이번 체포 작전도 시날로아 카르텔의 격렬한 저항으로 마치 시가전을 방불케 했다.
갱단은 군 병력을 향해 총을 쐈으며 시설물과 차량에 불을 질렀다. 소셜미디어에는 상공을 비행하는 헬리콥터 소리와 포화 소리가 담긴 현장 영상이 올라왔다.
공항과 주요 도로는 카르텔 무장 단원들에 의해 폐쇄되거나 차단돼 사실상 도시가 봉쇄되기도 했다.
쿨리아칸 공항에서는 멕시코시티 행 아에로멕시코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 총탄에 맞았다.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당시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바닥에 엎드리고 아이들은 놀라 우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다. 아에로멕시코 측은 승객이나 승무원 중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멕시코 당국은 이날 대규코 체포 작전 중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보안요원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주 정부는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으며,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에 외출 자제 경고를 발령했다.
각급 학교는 임시 휴교령에 따라 문을 닫았다. 행정당국은 업무를 중단했다.
멕시코 군 당국은 공군 병력까지 시날로아로 집결시키며 진압에 나서고 있다.
각 지역 공항을 비롯한 시설물 및 국경 지역 보안 태세도 강화했다.
◆현상금 500만달러 걸린 ‘펜타닐’ 공급조직 두목
이번 체포 작전은 북미 3국 정상회의를 나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오는 9일 멕시코시티를 찾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북미 3국 정상회의를 갖고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가 이 시점에 구즈만을 체포한 것에 대해 그의 신병을 확보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멕시코가 이를 통해 미국과의 정상회담 의제를 선점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구즈만의 신병 확보가 미국에 중요한 이유는 그가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이 미국 내 사망 원인 1위이자 연간 10만 명 이상 사망자를 내고 있는 마약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펜다닐은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독성이 있어 2㎎ 소량으로 치사량에 이르는데, 최근 미국 젊은층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따르면 지난해 압수된 펜타닐은 총 3억7900만회분으로 이는 미국 인구 전체를 죽일 수 있는 양이다.
미 국무부는 구즈만이 시날로아의 메탐페타민 연구소를 운영하며 한 달에 3000∼5000파운드(약 1360∼2268㎏)의 약물을 생산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그가 결혼식에서 노래를 거부한 인기 멕시코 가수를 포함해 여러 건의 살인 사건의 배후라고 보고 있다.
미국 사법당국은 2017년 구즈만을 코카인, 메탐페타민, 마리화나 밀매 혐의로 기소했으며 수년간 구즈만의 인도를 요청했다. 2021년 12월에는 그의 체포를 위해 500만달러(약 63억5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날 구즈만의 체포에 대해 마이크 비질 미국 마약단속국(DEA) 전 국제운영책임자는 “시날로아 카르텔에 중대한 타격이며 법치주의의 승리”라면서 “멕시코가 그를 미국으로 인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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