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지휘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포르투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약기간에 대한 이견으로 한국 대표팀과 결별하게 됐다고 밝혔다.

벤투 전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협상 끝에 결별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간략히 설명했다.
벤투 전 감독은 “(재계약과 관련) 첫 번째 대화를 나눴던 4월, 협회 측은 우리와 계속 동행하기를 원했다”며 “9월 (대화에서는) 계약 기간을 둘러싼 입장차가 있었다. 그 달에 (결별)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벤투 전 감독은 “월드컵 전 계약 연장과 관련, 협회 측이 한 번 더 접근했다”며 “이야기를 듣고 나도 생각을 해봤지만, 월드컵이 끝나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전이 끝나고 축구협회 회장에 내 뜻을 전했다. 선수들에게도 알렸다”고 덧붙였다.
계약기간을 둘러싼 입장 차로 벤투 전 감독이 월드컵 전 한국 축구와 결별을 굳혔다는 소식은 앞서 협회 측도 확인한 내용이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전 감독은 4년 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협회는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2023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벤투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대해 “희생할 줄 아는 남다른 프로 정신을 가진 선수들을 알게 됐다. 항상 팀을 생각하는 이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2018년 시작한 이 여정에는 기술 부문 조직과 실무진 간 공감이 있었다. 우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요소였다”며 “4년 4개월 동안 한국인들은 엄청난 존경과 애정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 팬들의 성원에 떠나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벤투 전 감독은 “떠나는 날 팬들이 공항에 와서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 장면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벤투 전 감독은 소속이 없다. 그는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선호하는 쪽은 따로 없다”며 “월드컵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휴식을 취하며 다가오는 일을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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