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대치로 법안 심사 불투명
국내 금융시장에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또한 무시 못할 존재다. 올해 3분기까지의 거래 규모 총합이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에 육박할 정도였고, 지난해엔 코스피 거래대금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나 투자자 보호 법안은 아직 없다. 이 모호한 상품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법적 정의도 확실하지 않다.
올해 초 ‘테라·루나’ 사태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사태, 최근의 ‘위믹스 가상자산 상장폐지’ 논란 등으로 투자자 보호 법안 마련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 모두 가상자산 관련 법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올해 내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12일 국회와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가상자산 산업과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총 10개다. 이 중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인 윤창현 의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낸 법안이 주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법안 모두 대체적으로 큰 골자는 같다. 가상자산을 규정하고,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자본시장법에 준해 규율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에 시장 감독과 검사 권한, 처분 권한 등을 부여한 것 등도 비슷하다. 윤 의원 법안은 여기에 금융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두어 구체적 심의 및 조사 권한을 부여했다.
여야 모두 심의 과정에서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이라는 기류다.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통화에서 “(올라온 여야) 법안 자체를 보면 현재는 마땅한 쟁점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정이다. 정기국회가 9일 종료된 가운데, 민주당이 12월 임시회의 소집을 요청하긴 했지만 내년도 예산안 및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 관련 여야 대치가 심화하고 있어 임시회에서 법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법안이 새로 만들어지는 제정법인 것도 문제다. 국회법에 따르면 제정법의 경우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안 조문에 대한 구체적인 심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윤 의원과 백 위원장의 법안은 현재 국회 입법조사처의 검토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 가상자산업계에서 조속한 처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회 내에서는 “올해 안에 처리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 기류가 완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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