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미국의 가수 겸 배우이지만 그보다는 ‘팝의 전설’ 셰어(Cher)의 어머니로 더 유명했던 조지아 홀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말리부에서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일 ‘볼티모어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셰어는 이날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엄마가 돌아가셨다”(mom is gone)고 밝혔다.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셰어는 지난 9월 올린 SNS 글에서 “엄마가 계속 아프시다가 퇴원하셨다”며 “폐렴을 앓고 계시지만 점점 좋아지시는 중”이라고 알린 바 있다.
고인은 1926년 미국 남부 아칸소주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이름은 재키 진 크라우치였다. 스무살이던 1946년 트럭 운전사 존 폴 사키시안과 결혼해 바로 그해 첫째 딸 셰어를 낳았다. 부부는 이듬해인 1947년 이혼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흘러 1965년 재혼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1966년 다시 헤어졌다.
음악과 연기에 모두 재능이 있었던 고인은 작곡과 노래를 병행하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처음엔 영화로 시작했으나 이후 TV 방송으로 무대를 옮겨 ‘오지와 해리엇의 모험’(1955), ‘나는 루시를 사랑해’(1956) 등에 출연하며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고인은 워킹맘으로서 홀로 셰어를 키웠다. 가정 형편은 넉넉치 않았고 고인이 연예계 활동으로 장시간 집을 비울 때면 셰어를 고아원에 맡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어머니가 가수 겸 배우라는 점은 셰어로 하여금 일찌감치 연예인의 삶에 눈을 뜨게 만들었다. 셰어는 16세에 고교를 중퇴하고 1963년 가수로 데뷔했으며 불과 2년 만인 1965년 ‘아이갓유베이브’(I Got You Babe)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피 때문인지 셰어는 노래는 물론 연기에도 재능이 있어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출연한 영화 ‘문스트럭’(1987)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딸이 유명해지면서 고인은 차츰 그 뒤에 가려지게 되었다. 가수 겸 배우로서 본인의 경력보다는 ‘슈퍼스타 셰어의 어머니’라는 점에 대중의 시선이 집중된 것이다. 고인은 딸의 음반에 자신의 부른 노래를 수록하는가 하면 ‘슈퍼스타와 그들의 어머니’(1987)라는 제목의 TV 드라마에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에 대한 셰어의 효심은 지극해 모녀는 2013년 TV 다큐멘터리 ‘사랑하는 엄마, 사랑하는 셰어’에 나란히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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