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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심장검사?… CT는 혈관, 초음파는 구조·기능 살펴 용도 달라

입력 : 2022-12-05 06:00:00 수정 : 2022-12-04 2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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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연말 건강검진 Q&A

통증 심한 유방촬영, 초음파로는 안되나
미세석회화는 초음파로 못찾아 병행 필요

수면 내시경이 힘든 경우는?
고령·질환으로 심폐기능 저하 땐 어려워

뇌 CT 검사는 왜 활용도 적을까
방사선 노출 우려… 최종 확인 용도 시행

12월이 되면 직장인들은 ‘연말 숙제’를 하듯 건강검진 센터로 몰린다.

그러나 회사가 정해준 비용에 맞게, 날짜에 맞춰 ‘적당히’ 선택하다 보면 검사의 차이를 모른 채 정작 필요한 검사를 건너뛰게 되기도 한다. 게다가 현장에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보면 궁금하던 질문을 삼키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CT, MRI, MRA 등 부위별로 다양한 검사의 차이에 대해 알면 검사 항목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진은효 교수가 모니터를 통해 내시경 환자의 위 상태를 살펴보는 모습.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제공

건강검진에 대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영상의학과 이은재 교수(유방검사), 소화기내과 진은효 교수(위 검사), 신경과 박경일 교수(뇌 검사), 순환기내과 박효은 교수(심장 검사)의 도움을 받아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같은 부위의 다양한 검사의 차이를 확인하고, ‘현명한 건강검진’을 받아보자.

◆유방암 검사… 촬영술 vs 초음파

―40세 이상 여성에게 필수인 유방 촬영 검사, 왜 이렇게 아픈가요.

“유방 촬영술은 엑스레이에서 사용되는 방사선을 이용해 3차원적인 유방을 2차원의 단면으로 촬영한다. 특별히 고안된 플라스틱판으로 압박하여 촬영하기 때문에 검진을 받을 때 통증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대한 압박을 가해서 충분히 유방조직을 펴서 촬영해야 방사선 노출량을 감소시키고 정상 유방 실질과 다른 조직의 경계가 선명하게 구분돼 작은 암도 진단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방 촬영했는데, 초음파도 받아야 하나요.

“유방 촬영 사진상 유방 실질은 흰색으로, 둘러싼 지방은 검은색으로 나타난다. 유방 촬영술상 유방암은 종괴 비대칭이라 불리는 두드러지는 음영, 미세석회화, 구조 왜곡이나, 이들이 혼합된 양상으로 발견된다. 우리나라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유선 조직이 많은 치밀 유방의 빈도가 높아 전반적인 유방이 하얗게 보여 병변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초음파를 추가로 권하게 된다.”

―그렇다면 유방 촬영 대신 초음파만 받으면 안 되나요.

“초음파는 치밀유방의 암을 잘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전체 유방암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세석회화로 발현되는 유방암의 경우는 발견되지 않는다. 유방 초음파가 반드시 유방 촬영술과 함께 시행돼야 하는 이유다.”

―가슴 성형한 경우 유방 촬영에 문제가 없나요.

“유방 촬영 시 유방 보형물을 최대한 뒤로 밀어 넣어 보형물은 촬영 범위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촬영해도 된다. 드물기는 하지만 유방 확대를 위해 유방 실질 내에 실리콘 등의 이물질을 주사한 경우 이물질과 이물질 주변의 육아종 형성으로 인해 영상 획득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유방 MRI를 대체검사로 시행하기도 한다.”

◆위 검사는 결국 ‘내시경’이 답

―위내시경과 상부위장관 조영술의 차이는 뭔가요.

“상부위장관 조영술은 조영제를 마신 뒤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식도, 위, 십이지장을 간접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안전하고 비침습적이라 위암의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보다 조기 위암 병변을 발견하는 데 정확도가 떨어지고, 이상 소견이 의심돼도 조직 검사를 위해서는 결국 내시경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 때문에 많이 시행하지는 않는다.”

―위내시경의 부작용도 있나요.

“내시경 검사는 위 전체를 육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고, 특히 점막의 색깔만 변하거나 융기 내지 하강한 모양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병변의 발견에 유용하다. 위암이 의심되는 병변에서 즉시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매우 드물게(0.03%) 조직 검사로 인한 출혈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진정) 내시경 시 ‘헛소리’할까 봐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은데….

“수면 내시경은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을 이용해 얕은 수면 상태를 유도해 진행한다. 수술 시 시행하는 전신 마취와 달리 얕은 수면 상태기 때문에 일부는 통증이나 구역감을 느끼거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시술 후 대부분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헛소리’를 했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불편감을 호소하는 수준의 대화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면을 하면 안 되거나 못하는 사람도 있나요.

“고령, 동반 질환으로 심폐기능이 저하된 경우, 진정 약제에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는 진행이 어렵다. 특히 진정을 위해 투여한 약물에 100명 중 1~2명 정도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난동을 부리거나, 흥분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역설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역설 반응은 재발률이 30% 정도로 높아 원칙적으로는 진정 내시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장 검사… 심전도, CT, 초음파 중 선택?

―심전도 검사와 운동부하심전도는 왜 필요한가요.

“심전도 검사는 가슴과 양팔, 양다리에 전극을 붙이고 10초간 심장의 박동과 리듬을 기록하는 검사다. 가장 기본적인 심장 검사이자 부정맥, 허혈성 심질환의 1차 선별검사다. 운동부하심전도 검사는 러닝머신을 뛰면서 심전도의 변화, 혈압변동 및 흉통 등 증상의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심전도 검사를 하면 CT와 초음파는 안 해도 되나요.

“심전도, CT, 초음파는 검사의 목적과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검사가 다른 검사를 대체할 수 없다. 관상동맥 CT는 심장혈관을 관찰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해 관상동맥질환의 중등도 이상 위험군인 환자에서 심장혈관의 석회화나 협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다. 반면 심장 초음파 검사는 기형 등 해부학적 이상, 판막질환, 심근질환 등 심장 기능과 구조를 평가하는 검사로, 혈관을 관찰하는 검사가 아니다.”

◆뇌 검사 MRI·MRA는 같은 것?

―MRI, MRA 차이는 뭔가요.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는 뇌 안에 있는 구조적인 이상을 보는 검사다. 반면 MRA는 자기공명영상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혈관, 특히 동맥만을 따로 확인할 수 있어서 명칭이 다르다. MRA는 머리 안에 있는 뇌동맥과 함께, 목에 있는 동맥을 볼 수 있다.”

―둘 중 하나만 받으면 되나요.

“뇌 질환 중 뇌실질에서 확인되는 이상 소견은 MRI가 찾아내지만, 뇌동맥 이상, 예를 들어 뇌동맥류(뇌혈관꽈리)나 뇌동맥의 협착(좁아짐)이나 혈관 기형 등은 MRA 검사에서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뇌 CT는 왜 건강검진에 잘 활용되지 않나요.

“뇌 CT 검사는 뇌출혈, 뇌경색뿐 아니라 뇌종양 등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검사다. 그러나 뇌 MRI에 비해 발견율이 많이 떨어지고, 방사선 노출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과 조영제 주사로 인한 부작용 우려로 검진 목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뇌 MRI 결과에 따라 필요에 따라 CT 검사를 추가로 하게 된다. 특히 MRA에서 작은 혈관 이상이 의심될 때, CT 혈관 촬영으로 그 이상의 유무와 정도를 최종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MRA는 조영제를 안 맞고 혈관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상황에서 조영제를 쓰는 CT혈관촬영이 더 정확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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