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을 2대 1로 꺾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자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롤스로이스 자동차 1대씩을 선물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과연 사실일까.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2대 1 기적승…수십억 포상 소문
카타르 월드컵 C조에는 아르헨티나, 폴란드,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가 포함돼 있다. 이중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약체로 평가되는 팀이다. 더욱이 예선전 1차 상대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의 패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기적과도 같은 성적에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개인 재산만 2조 달러(약 247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반응도 주목을 끌었다.
그런 가운데 인도 주간지 더위크는 “인도의 한 사업가가 트위터에 ‘빈 살만 왕세자가 선수단 전체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와 롤스로이스 한 대(약 13억원)씩 주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말레이시아 매체 말레이메일도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사우디의 모든 선수들은 롤스로이스를 보상으로 받게 된다”며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선수들에게 각각 RM6 밀리언 롤스로이스 팬텀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700만 위안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팬텀 시리즈 2를 선물로 제공할 것이라는 소문이 트위터에서 퍼졌다.
국내에서도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 진출에 5400억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1인당 190억원’이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았다.
◆롤스로이스 포상은 거짓…귀국 후 포상 있을 수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지난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차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에베르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롤스로이스 관련 질문에 “그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르나르 감독은 “지금 우리가 뭘 얻을 때가 아니다. 아직 한 경기밖에 이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공격수 살리흐 샤흘리 역시 “우리는 조국에 봉사하러 이곳에 왔다. 그 자체가 최고의 성취”라며 관련 소문을 부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지 않은 건 아니다.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더욱이 조별 예선이 끝난 뒤에 대표팀이 귀국한 뒤에 포상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빈 살만 왕세자 가족들은 당시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기자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면서 월드컵에 관심을 보였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아르헨티나전에서 부상을 입은 야세르 알 샤흐라니에게 자신의 제트기를 내줘 독일로 이송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도 벨기에전에서 골을 넣은 사에드 알오와이란에게 고가의 선물을 한 적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16강 진출과 상관없이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를 이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표팀이 포상을 받을 확률은 높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