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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포도송이 모양의 알을 낳는 송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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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5 01:22:56 수정 : 2022-11-25 01: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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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기에 접어든 암컷 송사리는 포도송이 모양의 알을 낳는다. 알을 몸 밖에 붙이고 다니다가 장차 태어날 송사리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무성한 수초를 발견하면 알을 붙인다. 알 표면에는 끈끈한 털이 있어 한번 수초에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알을 자세히 관찰하면 안쪽 표면에 작은 기름방울이 촘촘히 분포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1시간 반 정도가 지나면 기름방울은 뭉쳐져 알의 한쪽으로 몰린다. 3일째에는 알 안에서 검은색의 똘망똘망한 눈을 관찰할 수 있고, 좀 더 지나면 심장이 힘차게 뛰기 시작한다. 10일 정도가 지나면 송사리가 알을 깨고 태어난다.

갓 태어난 송사리는 물벼룩 같은 동물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다. 몸집이 어느 정도 커지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장구벌레나 작은 곤충들을 먹기 시작한다. 다 자라도 몸길이가 3㎝ 정도로 작지만, 지느러미를 자세히 관찰하면 암수 구별이 가능하다. 야생에서는 보통 5∼7월에 번식하는데, 빛과 수온을 적절하게 맞춰주면 포도송이 알을 붙이고 있는 송사리를 거의 매일 관찰할 수 있다. 어린 송사리가 다 커서 번식을 하기까지 기간은 3개월 정도로 매우 짧다.

1994년 미 나사(항공우주국)는 척추동물의 발생과 성장을 연구하기 위해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송사리를 태워 보냈다. 송사리는 우주에서 최초로 번식한 척추동물로 유명하다. 송사리가 사람처럼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연구도 재미있다. 눈, 코, 입 배치를 통해 얼굴을 알아보는 능력은 포유류만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암컷 송사리는 낯이 익은 수컷과 교미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송사리는 성염색체의 특정 유전자에 의해 암수가 결정된다고 알려져왔다. 그런데, 어린 송사리를 32도가량 수온에 노출했더니 암컷이어야 할 송사리가 모두 수컷이 되었다고 한다. 점점 빨라지는 지구온난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은 송사리를 멸종시킬 수도 있다. 기후변화를 체감하는 요즘 예전부터 우리 땅에 살아온 송사리가 잘 지내고 있는지 염려된다.


이승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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