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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까봐…” 15개월 딸 시신 김치통에 옮겨 담아 빌라 옥상에 숨겨온 부모

입력 : 2022-11-23 09:45:00 수정 : 2022-11-23 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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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딸 사망 사실 은폐… 행정당국 신고로 범행 드러나

15개월 된 딸이 숨지자 3년간 시신을 숨기고 은폐해온 친모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딸 사망 당시 집에 없었던 친부는 나중에 시신을 김치통에 옮겨 담아 최근까지 빌라 옥상에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포천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A(34·여)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와 이혼한 상태인 친부 B(29·남)씨는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2020년 1월 초 경기 평택시의 자택에서 15개월 된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A씨는 딸이 사망하기 전부터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남편 B씨 면회 등의 이유로 장시간 아이만 남겨놓고 집을 비우는 등 상습적으로 아동을 방임하고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딸이 사망했음에도 관계 당국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집 안 베란다에 시신을 방치해뒀다가 이후 시신을 캐리어에 옮겨 친정집에 임시 보관했다.

 

딸 사망 당시 교도소에 있었던 B씨는 몇 달 뒤 출소해 시신을 서울 소재 본가, 즉 A씨의 시댁인 빌라의 옥상으로 옮겼다.

 

김치통에 담긴 시신은 옥상에 설치된 캐노피 위에 숨겨져 이제까지 다른 가족을 포함한 다른 주민들 눈에 발각되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은 C양이 살아있었다면 만 4세가 됐을 시점에 행정당국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경찰에 접수된 건 C양이 사망한 지 3년 가까이 된 지난달 27일이다.

C양의 주소는 친척 집인 포천시로 돼 있었는데, 영유아 건강검진은 물론 어린이집 등록도 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긴 포천시 측이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포천시는 C양의 소재 파악을 위해 A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A씨가 제대로 응하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신고했다.

 

A씨는 처음에 “아이를 길에 버렸다”면서 딸의 사망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프로파일러 투입과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등을 통해 압박해오자 결국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아침에 보니 아이가 죽어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체은닉 이유에 대해서는 “나 때문에 아이가 죽은 것으로 의심받을 것 같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자백을 토대로 시신을 수습하고 부검을 의뢰했으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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