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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에 쏟아진 풍자…‘윤석열차’부터 ‘이색기이’까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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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2 17:00:00 수정 : 2022-11-22 2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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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1년차에 쏟아진 대통령과 정부 관계 풍자들
“풍자는 유머 형식으로 권력자 행태 비판하는 것”
문체부·경찰 등 개입하며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후 대통령 부부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한 풍자가 쏟아지고 있다.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부터 21일 막을 내린 시사 캐리커처 작가 아트만두의 ‘이색기이’ 전시까지 이어진 풍자에는 낮은 지지율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새 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 담겨있다.

 

올해 초 캐리커처 모음집 ‘아트만두의 목표는 방구다’(한길사)를 펴낸 작가 아트만두는 22일 세계일보에 “오랜 역사를 통해 지속되어 온 풍자그림은 유머의 형식으로 권력자의 행태를 조롱하고 비판하려는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대사를 빌려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 캐리커처 작가 아트만두가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작품(왼쪽), 김건희 여사. 작가 제공 

◆윤 대통령 부부, 한덕수, 이상민 등 망라한 ‘이색기이’

 

아트만두의 풍자 캐리커처 전시 ‘이색기이’(耳塞奇異)는 ‘귀를 먹어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몹시 기묘하고 이상하다’라는 뜻이다. 이 전시에는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풍자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아트만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시사 풍자를 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시사 캐리커처를 통해 국가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간 고위공직자들과 그러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비호하는 정치인들의 낯뜨거운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전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나무화랑에서 지난 9일부터 2주간 열린 이번 전시에는 수백여 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풍자 대상으로 선택된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아트만두는 ‘내로남불, 책임전가’를 꼽았다. 그는 이번 전시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전속 사진가를 대동해 지휘하는 대통령, 비공개 행사를 공개하는 영부인, 국정 상황을 신문 보고 파악하는 총리, 책임 회피에 급급한 장관 등을 보고 함께 웃고 분노하고 공감하는 시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각 작품별 제작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 정도 소요되며 평소 즐겨보는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 책,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아트만두가 그린 한덕수 총리(왼쪽), 이상민 장관. 작가 제공

아트만두의 캐리커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K아트’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9년 세계 브랜드 재단(TWBF)이 주관하는 ‘브랜드 로레이 어워드(Brand Laureate Awards)’의 퍼스널 브랜드 부문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2005년 미국에서 설립돼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브랜드 로레이 어워드는 그동안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배우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가수 아델, 올리비아 뉴튼 존, 기업인 빌 게이츠, 투자자 짐 로저스를 비롯해 80개국에서 4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국인으로는 골프선수 최경주와 우주인 이소연이 수상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서울시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SICAF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코믹부문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차’ 논란에 용산 대통령실 인근 거리 포스터도

 

윤 대통령을 유명 영국 아동용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의 주인공에 빗댄 ‘윤석열차’는 한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본 우리나라 ‘최고 권력’과 ‘주변부’가 드러나 있다. 이 학생은 지난 10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기간 무궁화호 기차를 빌려 유세를 다니던 당시 윤 대통령 후보가 앞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로 다리를 올린 사진에서 작품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개최한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고등부 금상을 수상하고 전시되며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았다.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 카툰 부문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윤석열차’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에 대해 엄중 경고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문체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향해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고,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중고생 만화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차’가 출품된 부문인 ‘카툰’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주로 정치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한 컷짜리 만화’다.

 

정부의 ‘경고’에 한국만화가협회 등 13개 문화예술계 협회·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국가권력이 학생작품인 ‘윤석열차’를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문제 삼았다”며 “장관의 사과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에서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9월 13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에 붙은 윤석열 대통령 풍자 포스터.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 버스정류장 등 윤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를 붙인 작가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이병하(활동명 이하) 작가는 지난 9월 머리에 익선관을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윤 대통령이 곤룡포 앞섶을 풀어헤치고 신체 일부가 김 여사 얼굴로 가려진 그림과 함께 ‘마음껏 낙서하세요’, ‘곧 수거합니다. 제거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거리에 붙이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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