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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출입문 위로 철조망… 코로나 확산에 베이징 다시 봉쇄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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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2 06:00:00 수정 : 2022-11-22 06: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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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 출입문에 철조망… 확진자 나오면 봉쇄 지속
일부 식당 배달조차 못해 피해 막심…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폐쇄
방역 완화 ‘20개 조치’ 발표했지만 말뿐… 관변 언론인 “방역 진전”

“오늘부터 이 문은 폐쇄합니다.”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望京)의 아파트단지 싼취(三區) 북문이 21일 오후 예고도 없이 갑자기 폐쇄됐다. 동서남북 방향으로 하나씩 있던 출입문 중 동문과 서문만 개방하고 북문과 남문은 닫혔다. 철문은 잠겼고, 문 위로 넘어가지지 못하도록 철조망이 쳐져 흡사 교도소가 연상된다. 베이징의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이동을 제한하고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아파트 관리위원회에서 출입문 중 일부를 봉쇄한 것이다.

 

베이징의 아파트 단지 출입문이 폐쇄돼 철조망이 쳐져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중국에선 아파트 등 건물에 들어가려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인 ‘젠캉바오(健康寶)’에 정상을 의미하는 녹색 코드를 보여줘야 한다. 녹색코드와 함께 핵산(PCR) 검사 후 지난 시간도 같이 표기된다. 검사 당일은 0일, 다음날은 1일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하지 않았을 땐 3일까지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확산이 심해지자 1일만 인정해준다. 매일 또는 하루걸러 핵산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싼취 외에도 왕징에 있는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가 일부 출입문을 통제하고 한두 곳만 문을 열었다.

 

택배와 음식 배달 역시 집 앞까지 배달을 금했다. 대신 집 주인이 아파트 정문까지 나와 물건을 직접 찾아가도록 임시 칸막이를 설치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는 조치다.

 

베이징 왕징의 상가 건물이 폐쇄돼 상점이 문을 닫았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감염자가 늘자 봉쇄되는 아파트 단지도 늘고 있다. 중국은 핵산 검사 결과 나오는 시간 단축을 위해 10명에게 채취한 면봉을 한 통에 넣어 검사한다. 통에서 양성이 나오면 10명을 재검사해 확진자를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같은 통에 들어간 면봉 검사자가 사는 각각의 아파트 동은 모두 봉쇄된다.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동은 언제 봉쇄가 풀릴지 알 수 없다. 최근에 확진자가 나온 한 아파트는 5일간 봉쇄했다가 추가 5일 봉쇄에 들어갔다. 앞으로 언제 봉쇄가 해제될지 모른다.

 

식당과 상업 시설이 있는 빌딩들은 더 심각하다. 왕징의 대형 쇼핑몰인 카이더몰은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매장 관리를 하는 직원들만 간혹 오갈 뿐 영업을 중단했다. 특히 1층에 있는 빵집 등은 배달 영업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 지난 5월 베이징 준봉쇄때도 배달 영업은 가능했지만, 이번엔 쇼핑몰 등에 있는 일부 매장은 배달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 업주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당국의 폐쇄 조치로 식당 출입문이 잠겨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역시 타격을 입었다.

 

식당 내 취식 금지에 일부 상가는 식당들이 있는 입구의 출입문을 걸어 잠갔다. 일부 매장은 배달을 하지 말라는 통보도 받았지만, 그나마 지속적으로 당국에 항의해 배달을 할 수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한 달에 월세만 한국돈으로 20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영업을 못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계속 있어야할지 고민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들은 문을 닫지만, 핵산검사소는 늘고 있다. 베이징은 지난 19일 신규 감염자가 600명을 넘어섰고, 전날 962명의 신규 감염자가 늘었다.

 

감염자가 늘자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사우나와 PC방, 헬스클럽, 영화관 등 실내 밀집 시설마저 폐쇄됐다. 또 일부 사무 빌딩들은 사무실별 출근 직원 수를 제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진 베이징 주민들이 핵산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가족 대부분이 집에 머무르다 보니 주거단지 주변 핵산검사소에 인원이 대거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가려내는 핵산 검사를 하다 감염이 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당국은 주택단지 주변에서 핵산 검사를 하는 인원이 늘자 기존 검사소 부근에 핵산 검사를 하는 곳을 추가로 늘렸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복잡하고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사람들의 이동을 계속 줄여나가고 감염이 심한 지역은 유연한 근무 일정을 통해 출근하는 인원수를 줄여야한다”고 감염 통제 강화를 예고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 11일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기간 2일 단축, 2차 밀접접촉자 추적 조사 중단 등 새로운 방역 완화 ‘20개 조치’를 발표하면서 ‘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퍼졌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사망자 발생하자 다시 또 과거처럼 봉쇄 일변도의 방역으로 회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준봉쇄 상태가 된 베이징의 거리가 썰렁하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감염자가 늘면서 방역 당국은 주민들의 불편함은 뒤로 한 채 봉쇄 등을 통한 ‘제로 코로나’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한 상하이 2달여 봉쇄에도 상하이(上海) 당서기 리창(李强)은 2인자가 됐으니 중국에선 봉쇄만이 살 길이 돼버렸다.

 

관변 언론인 후시진(胡錫進)이 “완전한 방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적어도 내년 봄까지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의 방역 완화 20가지 조처 발표 이후 감염자 발생 지역만 제한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4∼5월 코로나19 유행기와 비교해 실질적인 진전”이라는 비상식적인 말이 중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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