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주민센터, 감사장 전달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밤을 새워 인명을 구조한 외국인 간호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경남이주민센터에 따르면 파키스탄 대도시 카라치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무하마드 샤비르(29)씨는 지인과 함께 한국을 여행하다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이태원을 방문했다.
샤비르 씨는 눈앞에서 갑자기 발생한 참사에 당혹했지만 현장을 피하지 않고 직업정신을 발휘해 쓰러진 수십 명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4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이어갔다. 동행한 친구도 부상을 당했지만 더 심각한 사람들부터 먼저 구조했고, 친구는 마지막 순서로 응급의료 처치 후 함께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것으로 구조활동을 마무리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최근 이런 소식을 접하고 샤비르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파키스탄 이주민 50여명도 참석해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함께했다.
샤비르씨는 “언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해 죄송하고, 아쉬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심폐소생술을 해도 숨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동심장충격기(AED)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변의 경찰과 구급대원들에게 소리를 쳤음에도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철승 이주민센터 대표는 “정부가 샤비르씨의 선행을 확인하고 표창을 하거나 감사를 표했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생사의 현장에 있었던 샤비르씨가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보상이나 지원 방안도 강구했으면 한다. 내달 귀국할 예정이라고 하니 조속히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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