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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男 4잔·女 2잔 이상 땐 ‘간질환 주의보’… 음주량 줄여야

입력 : 2022-11-21 06:00:00 수정 : 2022-11-20 19: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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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잦은 연말… ‘알코올성 간질환’ 위험

술, 간염·간경변증 등 간에 치명적
2주간 매일 소주 1병, 지방간 위험
발병 후 지속 음주 땐 간염 등 악화
“알코올성 간염 환자 반드시 금주를”

치매와 통풍·전체 암 발병에도 영향
비음주→ 고위험 음주, 암 위험 12% ↑
술 끊거나 줄였을 땐 예방 효과 톡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지면서 한동안 뜸했던 대규모 연말 모임과 회식 등 ‘술자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유례없는 ‘겨울 월드컵’ 경기가 밤 10∼12시에 자리 잡으면서 연말 술자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연말을 앞두고 술 약속을 잡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간 건강뿐 아니라 암 발병과 통풍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며 “간 건강은 음주 횟수와 총량과 직결되는 만큼 음주량을 줄이는 것 외에 안전한 음주는 없다”고 당부한다.

◆지방간, 간염, 간경변까지… 간 손상 불러오는 음주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00가지 이상의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특히 간은 술에 직접 영향을 받는 장기다. 술로 인해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등이 생기는 것이 통칭 ‘알코올성 간질환’이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 불린다. 탄수화물, 아미노산 및 단백질, 지방 등 대사 작용뿐 아니라 혈당 조절과 해독, 살균 작용도 간의 몫이다. 물과 알코올로 이뤄진 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간은 유해물질인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을 비롯한 장기에 손상을 준다.

시작은 지방간이다. 2주간 매일 알코올 60g, 대략 소주 1병씩을 마시면 대부분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오게 된다. 과음하는 사람들의 80~90%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이다. 증상이 거의 없어 대부분은 간 기능 검사나 초음파 검사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4∼6주 금주하면 대부분 정상 간으로 회복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동반된 간질환이 없고 유전적인 차이를 배제한다면, 남자는 하루 4잔, 여자는 하루 2잔 이상 음주를 하게 된다면 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 위험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고위험 음주를 여성 1회 5잔 이상, 남성은 1회 7잔 이상 주 2회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방간 상태에서 계속 음주를 이어가는 경우다. 지방간 환자의 20∼30%에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긴다. 지방만 축적된 상태인 지방간과 달리 알코올성 간염부터는 간세포가 파괴돼 염증이 동반된 상태다. 술을 끊고 회복할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매일 소주 1병 정도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시는 경우 물컹한 간이 딱딱하게 굳고 그 기능을 소실하게 되는 간경변증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 교수는 “모든 환자가 알코올 지방간에 지방간염, 간경변증 순서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 간염 환자 중에 70% 정도는 간경변증이 발생하므로 알코올 간염을 겪은 사람은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며 “알코올성 간염 환자라도 섬유화가 많이 진행하기 전 단계라면 많은 부분이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술도 덜 취하고 간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수분과 안주 섭취를 많이 얘기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수분 섭취로 탈수를 막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육류와 튀김 등 과도한 열량 섭취를 하게 되면 이 역시 지방간 악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흡수한 총 알코올양에 따라 취하거나 간 손상이 생기는 만큼 도수와 음주량을 계산해야 한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신다고 많이 마시면 전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간에만 문제?… 음주 암 발병, 통풍 등에도 악영향

음주로 인한 질병은 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암뿐 아니라 치매와 통풍 등 다양한 질환 발병에 영향을 준다.

식도암, 인후두암, 직장암, 유방암 등 알코올 관련 암으로 알려진 암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음주량 증가에 전체 암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09∼2011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51만3746명을 하루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군, 저위험음주군(15g 미만), 중위험음주군(15~30g), 고위험음주군(30g 이상)으로 나눠 음주량의 변화가 암 발병에 어떤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비음주자였던 사람이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전체 암 발병 위험이 12% 높아졌고, 저위험 음주자였던 사람과 중위험 음주자였던 사람도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각각 9%, 1%씩 암 발병 위험이 늘었다. 반면 술을 끊거나 줄이면 암을 예방하는 효과는 분명했다. 특히 과음을 일삼던 고위험 음주자가 중위험 음주로 술을 줄이면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 9%, 전체 암 발병 위험은 4% 감소했다. 저위험 음주까지 술을 더 줄이면 각각 8%씩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신동욱 교수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음주량이 갑자기 늘어나기 쉬운데 최소한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음주 관련 사고도 막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통풍도 음주와 직결되는 질병이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너무 많이 존재하여 요산이 결정체를 만들어 관절 혹은 다른 조직에 침착되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흔히 맥주만 통풍과 연결됐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요산을 많이 생성하는 퓨린이 많이 들었다는 이유다. 그러나 알코올 성분은 요산이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이뇨 현상으로 몸속의 수분을 줄어들게 해 요산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만큼 ‘모든 음주’는 좋지 않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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