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임 "세계 최고의 예술곡 작곡가"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작곡가 겸 음악 에세이스트 네드 로렘이 18일(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생전 고인의 악보 등을 출판했던 회사의 홍보담당자는 “로렘이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사인은 고령에 따른 자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1923년 인디애나주(州) 리치먼드에서 태어난 고인은 시카고에서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고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후 커티스 음악원에 다녔고 미국은 물론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도 수학했다.
작곡가로서 고인은 대표작 ‘플루트·첼로·피아노를 위한 3중주’(1959)을 비롯해 많은 실내악곡과 독주곡, 교향곡과 오페라를 남겼다. 그의 기악곡은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윌리엄 스타인버그 등 저명한 지휘자들에 의해 연주돼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름다운 성악곡도 다수 작곡했는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고인을 “세계 최고의 예술곡(art song) 작곡가”라고 부르며 극찬한 바 있다. 고인은 성악곡을 쓰는 원칙과 관련해 “(부르는 이들의) 목소리를 감안해 우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수가 악보를 보고 쉽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1976년 퓰리처상 음악 부문을 수상했으며 그밖에도 미 국립예술문학원상(1968), ‘뮤지컬 아메리카’ 올해의 작곡가상(1998), 미 저작권협회(ASCAP) 평생공로상(2003) 등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 역시 고인이 음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03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고인은 음악을 주제로 다수의 글도 썼다. 여기서 그는 자신과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이들을 비판하곤 했는데 프랑스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지휘자 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1925∼2016)와는 특히 언쟁이 잦았다. AP에 따르면 고인은 자신과 거의 동시대를 산 불레즈를 향해 “러시아에 스탈린, 독일에 히틀러가 있었다면 프랑스에는 여전히 불레즈가 있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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