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극단 선택을 한 40대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협박 메시지를 단서로 시작된 경찰 수사에서 17억원 규모의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SBS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찰은 지난달에만 400여명이 17억원 뜯긴 범죄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달 서울 한 건물 주차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40대 남성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수사가 시작됐는데, 해당 메시지에는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남성의 성매매 영상과 함께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겠다”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남성이 몰래카메라에 찍힌 성매매 영상으로 협박당하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은 수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의 돈을 보냈지만, 더 큰돈을 요구하는 협박이 계속되자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매매 영상이나 조건 만남, 몸캠 피싱 영상을 미끼로 돈을 뜯긴 사례가 수신 건에 달하자 수사를 확대, 성매매 협박에 사용된 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에만 피해자가 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협박당한 이들도 성매매했거나 조건만남을 시도하다 실패한 성범죄자들이다 보니 쉽게 협박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거나 어디에 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성 매수 남성들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 중인 30대 남성 A씨 등을 상대로 ‘윗선’의 실체를 파악하고 있지만 추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몸캠 피싱 피해자로 협박을 당해 범행에 가담했을 뿐”이라며 ‘윗선’의 실체를 모른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에 사는 40대 형님이라고만 밝힌 ‘윗선’이 해외 IP를 사용한 익명 채팅 계정으로 끊임없이 압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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