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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 때 섞이니 막 버린다?… “분리배출 잘해야 2차처리 수월” [심층기획 - 폐기물 7000t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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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17 06:00:00 수정 : 2022-11-17 10: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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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오해와 진실

아파트보다 일반주택 지역이 취약
액체류 등 오염되면 재활용 불가능

‘어차피 트럭으로 수거해 갈 때 다 뒤섞이는 거 아니야?’란 의문이 들 수 있다. 집에서 플라스틱, 종이, 캔, 유리, 철, 종량제봉투에 꾹꾹 눌러담는 일반쓰레기까지, 종류별로 꼼꼼히 분리해 내놓아도 결국 트럭에 한데 모여 폐기물이 운반되는 모습을 볼 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래도 가정에서부터 분리배출을 잘해야 한다.

분리배출 장소가 잘 마련돼 있는 공동주택(아파트)과 그렇지 못한 일반주택의 폐기물 처리 과정만 봐도 그렇다. 품목별 배출이 어려운 일반주택 지역은 분리배출 정도가 낮다. 버릴 공간이 없어 남이 버린 쓰레기에 쌓아올린 폐기물은 아무리 점수를 잘 주고 싶어도 그냥 쓰레기가 되기 쉽다.

지난 7일 인천의 빌라촌에서 배출된 재활용 봉투 속의 비재활용 폐기물. 내용물이 가득찬 화장품 용기 여러 개와 양은냄비, 칫솔, 보조배터리, 쓰고 버린 휴지뭉치 등 이들 무게만 1.28㎏에 달했다.

폐기물 선별업체 ‘알엠’ 오산공장을 관리하는 김효승 공장장은 “공동주택 폐기물은 바로 라인(선별용 컨테이너벨트)에 태우는데 일반주택 폐기물은 재활용 봉투에 너무 여러 종류가 섞여 사전 제거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는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주택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폐기물 배출용 봉투를 따로 제공하는 추세다. 그러나 재활용 봉투 안에도 여러 종류의 폐기물이 마구 섞인 데다 오염된 것도 많아 재활용 잠재력을 확인받기도 전에 소각이든 매립이든 다른 길로 폐기처분되기 일쑤다.

지난 7일 빌라가 밀집한 인천의 한 동네를 찾아 건물 밖에 놓인 재활용 봉투를 열어 전체 무게 대비 재활용 대상과 비대상 폐기물의 무게가 어떤지 쟀다. 1.02㎏짜리 한 봉투에는 재활용으로 적합한 폐기물이 0.98㎏(76.5%) 있었고 칫솔, 치약, 담배꽁초, 건전지, 세척되지 않은 일회용 떡볶이 용기, 콜라가 담긴 채로 버려진 페트(PET)병 등 ‘쓰레기’가 0.24㎏(23.5%) 나왔다. 총 무게 3.16㎏으로 훨씬 큰 재활용 봉투 안에는 내용물이 가득찬 화장품 용기 여러 개와 양은냄비, 칫솔, 보조배터리, 쓰고 버린 휴지뭉치 등이 나왔다. 이들 무게만 1.28㎏에 달해 40.5%는 재활용할 수 없었다.

성상별로 잘 모아놓는다 해도 오염되면 헛수고다. 이날 확인한 한 봉투에는 폐지만 무려 6.20㎏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재활용 폐지로 가치가 있는 건 찾기 어려웠다. 봉투 안에 있던 다 마시지 않은 우유팩에서 우유가 샜기 때문이다. 우유방울로 여러 겹의 종이가 젖어 있었는데 이를 확인한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이렇게 젖은 종이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사무총장은 “일반주택은 분리배출을 위해 거점으로 나가는 번거로움도 있고 인프라가 미흡해 어디에 무슨 종류의 폐기물을 넣으란 안내도 잘 안 된 곳이 많다”며 “지자체가 책임지고 일반주택 분리배출을 위한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복잡한 포장재가 많고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는 속도도 빨라 지자체는 시장 변화 속도를 고려해 분리배출 지침을 주기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시민에게 홍보·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개인의 노력도 요구된다. 플라스틱 통 안에 캔을 꾸겨 넣거나 배터리를 플라스틱 폐기물과 함께 배출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김효승 공장장은 “쓰레기를 끼워넣어 버리면 무거워서 (자동선별기) 에어로 쳐내지 못하고 음식이나 샴푸, 식용유, 잉크 토너가 남은 채로 버려져 온 현장에 튀어 더러워지기도 한다”며 “각종 배터리는 선별장에서 거치는 압축 과정에서 화재 발생 위험을 높여 선별장이 화재에 취약하다”고 전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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