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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동의 없이… 진보 매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파문’

입력 : 2022-11-14 16:50:40 수정 : 2022-11-14 17: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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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주당도 공범”
정의당 “참담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 뉴스1

 

한 인터넷 매체가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155명의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 성향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이날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른다”라며 155명의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시민언론 더탐사와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면서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한 지 16일 만이다. 14일 현재 집계된 사망자는 총 158명이지만 명단은 그 이전에 작성돼 155명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어 “얼굴 사진은 물론, 나이를 비롯한 다른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 없이 이름만 기재해 희생자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위패도, 영정도 없이 국화 다발만 들어선 기이한 합동분향소가 많은 시민들을 분노케 한 상황에서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명단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매체는 “이를 계기로 위령비 건립 등 각종 추모 사업을 위한 후속 조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들레 측은 유족 동의 없이 명단을 공개한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면서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은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이 인터넷 상에 공개되자, 정치권은 들끓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가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 명단도 공개를 안 하고 있는데,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인데도 공개하지 않은 건 사생활 문제나 사적 정보 같은 문제들과 관련이 있다”라며 “(이태원 참사)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것을 누가 함부로 공개했는지, 여러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맹비판했다.

 

같은 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 분명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차 가해도 언론의 자유라고 보장해줘야 하는가. 이건 자유의 영역이 아닌 폭력이고 유족의 권리마저 빼앗은 무도한 행태”라며 “도대체 목적이 무언데, 어떤 권리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을 기회조차 박탈하는가.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설계했던 것은 민주당이다. 지금은 온라인 매체 뒤에 숨어 방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민주당을 때렸다.

 

박 수석대변인은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가 유족에게는 얼마나 큰 아픔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면서 “유족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은 온라인 매체와 민주당은 즉각 유족께 사과하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해당 언론은 이에 대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면서 “참담하다. 누차 밝혔듯이 정의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이번 명단 공개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그리고 유가족의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많은 언론과 국민들께서 함께 도와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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