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브레이크 결함 의심’ 사고…BMW 측 “운전자 과실” VS 차주 “스펀지 현상 탓”

입력 : 2022-11-24 10:03:44 수정 : 2022-11-24 11:21: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고 차주 ‘브레이크 스펀지 현상’ 주장 “내차가 미끄러져 사고 날 정도였다면 다른 차들도 사고 났어야”
‘브레이크 결함’이 의심되는 사고 차량. 제보자 제공

 

“브레이크를 밟으니 스펀지를 밟듯 쑥 밀려들어갔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말을 듣지 않았어요”

 

BMW 스포츠유틸리티(SUV) X5 모델에서 브레이크 결함으로 의심되는 사고를 당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제보자 A씨는 “퇴근길 평소처럼 차를 몰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진입한 뒤 ‘브레이크 스펀지 현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결함이 발생했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건 소비자가 해야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BMW는 분석 결과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면서 소비자 과실을 주장한다.

 

23일 A씨 주장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7월 13일 발생했다. 그는 이날도 평소처럼 자신의 차(BMW X5 xDrive 45e)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당시 그가 거주하는 곳에는 비가 내렸었고 이에 도로와 아파트 지하주차장 일부가 젖어 있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평소보다 더 운전에 신경 쓰며 차를 몰았고 비가 온 도로에서는 이상 없이 주행했다.

 

하지만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선 뒤 갑자기 ‘브레이크 스펀지 현상’이 나타났다고 그는 주장했다.

 

‘브레이크 스펀지 현상’은 브레이크 패드를 잡아주는 진공펌프의 압이 빠져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마치 스펀지를 밟는 듯 폭 하고 꺼지는 느낌이 나면서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하지 않게 된다.

 

A씨는 △당시 음주를 하지 않았던 점 △초행이 아닌 매일 드나드는 자택 지하주차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 △당시 다른 차들도 동일한 곳을 지났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든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녹화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A씨가 제공한 영상을 보면 추돌 전 브레이크 등이 계속 켜져 있지만 차는 앞으로 계속 직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추돌 전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다. 제보자 제공

이후에도 차는 앞으로 계속 직진하는데 벽에 추돌하기 전 차 바퀴가 오른쪽으로 틀어져 돌아가는 모습과 충돌 후 멈춰서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그는 “(이 현상이 나타난 후) 브레이크를 수차례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고, 차의 속도가 줄지 않자 다른 피해를 방지하고자 벽 쪽으로 운전대를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했다면 차바퀴가 굴러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충돌 2∼3초 전까지 바퀴가 돌아가는 걸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음 가는 곳도 아니고 매일 드나드는 우리 집 주차장”이라며 “실수를 했다면 소송까지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BMW는 차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 직후 A씨의 요구로 차를 분석한 BMW는 문제로 지적된 브레이크를 시작으로 ABS 등을 검사 했지만 모두 정상 작동했다고 알려왔다.

 

아울러 EDR(사고기록장치)에 기록된 내용을 A씨에게 전달하며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사고 현장의 미끄러운 노면 탓에 차가 미끄러진 것이라고 했다.

 

EDR 기록에는 충돌 3초전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와 자세제어 프로그램이 작동이 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A씨는 “ABS가 들어온 뒤 브레이크가 먹통이 됐다”면서 ABS의 작동 오류가 브레이크 스펀지 현상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데 스펀지를 밟듯이 쑤욱 밀려들어간다면 제동장치 쪽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브레이크 호스의 문제일 경우 압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압력손실이 생겨 피스톤을 제대로 밀어주지 못하는 스펀지 현상이 나타난다.

 

ABS는 빗길에서도 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전문가는 “ABS 모듈레이터 밸브가 열리면서 작동한 뒤 그 이후에 닫혀야 하는데 안 닫히면 브레이크가 쑥 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BMW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밀면서 운전자 과실을 주장한다”며 “문제를 입증하기 위해 소비자인 내가 직접 나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조사가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는 소비자는 무조건 당하고 마는 것”이라며 “고의로 사고를 내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이같은 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MW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객님 요청으로 차를 정밀검사 했지만 특이사항(문제점)은 없었다”며 “사고 현장의 노면이 매우 미끄러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차가 미끄러져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제보를 기다립니다. [메일] blondie@segye.com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