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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 증언 “깔려 정신 잃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입력 : 2022-11-02 07:05:52 수정 : 2022-11-02 15: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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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가 살아 나온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

지난달 30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맨 아래 쪽에 깔려 정신을 잃으려고 할 때 누군가 얼굴을 쳐주고 물을 뿌려주며 격려해줬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에서 인파에 밀려 깔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 장모(22) 씨는 그 날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1일 이태원 참사의 생존자 장씨는 서울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설치된 유실문 센터에 손가방을 찾으러 방문했다.

 

유실물을 찾은 후 취재진과 만난 장 씨는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구조되었고, 가방을 찾으러 왔다"며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운 좋게 배 아래부터 깔렸고 상체는 눌리지 않아 살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당시 이태원에 사람이 매우 많아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해 나오다가 인파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그는 "인파에 휩쓸린 김에 얼른 나가려고 했지만 위에서 누가 '어어'하더니 그냥 바로 쓰러졌다"며 "운좋게 공간이 있는 쪽으로 넘어져 상반신을 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위에 엄청 많은 사람이 있었고, 제 위에 있는 사람은 바로 기절을 했다"며 "(저도 깔려서) 숨을 못 쉬고 정신을 잃으려고 하니까 누군가 물을 뿌려주고 얼굴을 쳐주었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물건을 잃어버린 상황도 같이 전했다.

 

그는 "주변 상인들이 깔린 사람들을 빼내려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빼내려 했지만 빠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처음에 손에 휴대폰과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빼주려던 사람들이 '그냥 손 놔라. 안그러면 너 죽는다'고 해서 손을 놨다"고 말했다.

 

그래도 구조되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장 씨는 깔려서 기다리다 오후 11시쯤 구조되었다고 했다.

 

장씨는 "뼈 골절이랑 파열이 된 상태고 신경이 손상됐을 수도 있다고 해서 며칠 후에 병원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그냥 제가 살아 나온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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