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아래 쪽에 깔려 정신을 잃으려고 할 때 누군가 얼굴을 쳐주고 물을 뿌려주며 격려해줬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에서 인파에 밀려 깔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 장모(22) 씨는 그 날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1일 이태원 참사의 생존자 장씨는 서울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설치된 유실문 센터에 손가방을 찾으러 방문했다.
유실물을 찾은 후 취재진과 만난 장 씨는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구조되었고, 가방을 찾으러 왔다"며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운 좋게 배 아래부터 깔렸고 상체는 눌리지 않아 살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당시 이태원에 사람이 매우 많아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해 나오다가 인파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그는 "인파에 휩쓸린 김에 얼른 나가려고 했지만 위에서 누가 '어어'하더니 그냥 바로 쓰러졌다"며 "운좋게 공간이 있는 쪽으로 넘어져 상반신을 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위에 엄청 많은 사람이 있었고, 제 위에 있는 사람은 바로 기절을 했다"며 "(저도 깔려서) 숨을 못 쉬고 정신을 잃으려고 하니까 누군가 물을 뿌려주고 얼굴을 쳐주었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물건을 잃어버린 상황도 같이 전했다.
그는 "주변 상인들이 깔린 사람들을 빼내려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빼내려 했지만 빠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처음에 손에 휴대폰과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빼주려던 사람들이 '그냥 손 놔라. 안그러면 너 죽는다'고 해서 손을 놨다"고 말했다.
그래도 구조되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장 씨는 깔려서 기다리다 오후 11시쯤 구조되었다고 했다.
장씨는 "뼈 골절이랑 파열이 된 상태고 신경이 손상됐을 수도 있다고 해서 며칠 후에 병원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그냥 제가 살아 나온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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