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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흔드는 기술유출… 檢 칼 빼들었다

입력 : 2022-10-27 19:30:00 수정 : 2022-10-27 18: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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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현 직원 10명 무더기 기소… 범죄 대응조직 정비

연구원들 경쟁업체로 이직 목적
반도체 핵심기술 中 등에 빼돌려

5년간 112건 적발… 36건 핵심기술
전경련 “연간 피해규모 56조 달해”

대검, 전담수사지원센터 본격 가동
국정원·산업부 등과 네트워크 추진

검찰이 기업의 생존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국민 경제 발전을 위협하는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반도체 관련 첨단 산업기술을 해외 경쟁사에 유출한 혐의로 전·현직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등 기술유출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대검찰청에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국정원·산업부·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기술유출범죄 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해 기술유출 범죄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성범)는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기술 등의 국외 유출 사건 2건을 수사해 핵심기술을 유출한 연구원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소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부정경제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가 적용됐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반도체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18년 8월 중국 반도체 컨설팅 업체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로부터 초순수 시스템 운전매뉴얼과 설계도면 등 핵심 기술 자료를 받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매년 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초순수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초순수 시스템 시공 하청 업체였던 B회사 임원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엔지니어링 연구원들을 만나 ‘설계 템플릿’을 무단으로 사용한 후 기술설명자료를 작성해 A씨 측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과 관련, 검찰은 A씨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에서 일하면서 해외 경쟁업체로 파운드리 반도체 핵심 기술이 담긴 파일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연구원 C씨도 구속기소됐다.

대검에 따르면 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2017년부터 지난 9월까지 최근 5년간 모두 112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가핵심기술 유출사건은 36건이다. 분야별로 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가 가장 많고,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많았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대검 관계자는 “기술유출사건은 유출수법의 치밀성·은밀성으로 암수 범죄가 많고 피의자가 퇴사하거나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는 신병, 증거 확보가 어렵다”며 “국가핵심기술 등의 경우 피해규모 산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검은 지난달 19일 과학수사부 사이버수사과에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수사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산업통상자원부, 중기부, 특허청, 관세청 등 정부기관과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기관 간 네트워크를 가동하기로 하는 등 기술유출범죄에 적극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등 민간기구와 협력해 산업계, 기술탈취 피해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통창구도 마련했다.

이날 전경련이 산업계와 학계 등 산업보안 전문가 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3%는 기술유출 및 보호 분야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다. 미국은 7.7%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기술유출 연간 피해규모에 대해서는 33.4%가 40조∼60조원이라고 답했다. 18.5%는 80조∼100조원으로 추정했다. 중간값의 평균으로 도출한 피해액은 56조2000억원이다.


박미영·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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