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사고력 등 더 높은 점수 받아
“폭력·공격적 행동 연관성 발견 못 해”
스마트폰 등으로 하는 게임이 어린이나 청소년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통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IDA) 연구에서 하루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면 기억력과 사고력, 두뇌 발달이 향상되어 아이들이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IDA 의뢰로 미국 버몬트대 정신의학과 연구팀은 하루 최소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는 679명을 포함해 1957명의 9세와 10세 어린이를 조사분석했다. NIDA와 미 국립보건원(NIH)이 1만2000명을 상대로 성장 과정 추적을 위해 진행 중인 청소년뇌인지개발(ABCD) 연구의 일환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소아과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1~2시간 게임시간 제한을 초과하는 3시간으로 설정해 진행됐다. 그 결과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 그룹이 기억력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시각적 주의지속 시간과 사건에 빠르게 반응하는 능력을 측정하도록 설계된 퀴즈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또 이들 어린이 뇌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사고와 관련된 뇌의 주요 영역이 비디오 게임을 하는 어린이 그룹에서 더 활동적임이 확인됐다. 비디오 게임 그룹의 어려운 인지 작업이나 새로운 정보 흡수와 관련된 전두엽 뇌 영역이 MRI 스캔에서 더 밝게 빛났다는 것이다.
이전의 연구들은 비디오 게임과 우울증, 폭력, 공격적 행동 등의 증가 사이 연관성을 보고했지만 연구팀은 하루에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는 아이들에게서 그런 경향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비디오 게임을 한 어린이가 강박장애, 우울증, 공격성을 가질 가능성이 더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 주저자인 버몬트대 베이더 차라니 교수는 “비디오 게임이 신경인지 능력을 향상시켰는지 여부는 말할 수 없지만 이것은 고무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아이들이 컴퓨터, 휴대전화, TV에서 무제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라 볼코프 NIDA 소장은 “수많은 연구가 비디오 게임을 행동과 정신 건강의 문제와 연관 지어 왔는데 이 연구는 게임과 관련된 인지적 이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더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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