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온라인서 SPC 불매운동 번져…파바·배라·던킨·샤니·삼립식품·쉐이크쉑·파스쿠찌에 ‘주홍글씨’

입력 : 2022-10-19 10:49:00 수정 : 2022-10-19 11:16:23

인쇄 메일 url 공유 - +

SPC 계열 공장 직원 사망 직후 공정 재개 논란
분노한 누리꾼, 대체 브랜드 공유하며 불매운동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 A씨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눈물도 아닌 피 묻은 빵을 어떻게 먹겠나”

‘#SPC 불매’

 

SPC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직원 A씨가 혼합기에 끼여 사망하자 온라인상에서 파리바게뜨 등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번지며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사망 사고 바로 다음날에도 기계 가동이 계속됐다는 소식이 퍼지자 사측의 비상식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트위터에는 ‘SPC 불매’가 실시간 트렌드로 떠올랐다. 트위터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PC 계열사를 이용하지 말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SPC를 대체할 브랜드를 정리해 놓은 리스트까지 퍼져나갔다. 수만건 리트윗된 글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샤니, 삼립식품, 쉐이크쉑, 파스쿠찌 등 SPC 계열사 목록이 나열됐다. ‘#SPC 불매’, ‘#악덕기업’ 등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도 공유됐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파리바게뜨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뚜레쥬르가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피 묻은 빵을 어떻게 먹으란 말이냐”, “이젠 눈물 젖은 빵도 아니고 피 묻은 빵이다”, “사람 목숨 갈아넣고 만든 빵 먹지 말자”, “이미 불매하고 있었지만 더 열심히 동참하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불매 운동을 독려했다.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SPC 브랜드 목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고 발생 바로 다음 날인 16일 사고 현장에서 A씨의 동료들이 그대로 작업에 투입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배합실만 천으로 가려놓은 채 다른 기계들로 공정을 재개한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SPC그룹은 이에 대해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사고 직후, 해당 설비는 물론 동일 기종 기계의 모든 가동을 중단했다고 반박했다. 관련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이날부터 유급휴가를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경기도 평택의 빵 재료 제조업체인 SPL 공장에서 냉장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를 만들던 중 재료를 배합하는 교반기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사고를 당한 교반기에는 끼임이 감지되면 작업을 멈추는 자동방호장치가 부착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의 SPL 공장에서 사고 발생 다음날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흰 천으로 가려진 상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제공

 

A씨가 사망한 해당 공장에서는 ‘끼임 사고’ 등 작업 중 사고가 수년째 이어져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올 9월까지 37명이 끼임, 넘어짐 등의 사고로 다치거나 숨졌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에도 공장 내 다른 생산라인에서 손 끼임 사고가 발생했으나 사측은 기간제 노동자라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의 노동인권 실태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을 계기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 대한 노조탈퇴 회유와 승진차별 등 부당노동행위가 공론화되며 불매운동이 이어진 바 있다.

 

한편 허영인 SPC 회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난 17일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회사는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